[내일의전략]씨티구제와 심리안정

[내일의전략]씨티구제와 심리안정

오승주 기자
2009.02.23 16:45

씨티발 급한 불 껐지만 난관 산적..국내 증시 반등 제약

장초반 1052.51까지 하락하며 연저점을 잇달아 깨뜨렸던 코스피지수가 오후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하며 1100선 턱밑까지 육박했다.

코스피지수는 23일 지난 주말에 비해 33.60포인트(3.15%) 오른 1099.55로 마감됐다. 오전장만 해도 약세에서 허덕이지 못하던 증시는 오후들어 급등세로 반전하면서 3% 이상 급등하며 '전약후강'을 연출했다.

장중 변동폭은 48.03포인트, 변동률로는 4.5%에 달했다. 코스피지수가 시초가에 비해 종가가 높은 상승세로 장을 마감한 양봉을 기록하면서 4% 이상 변동률을 나타낸 것은 지난해 12월10일 이후 2달여만이다.

이날 증시는 원/달러 환율의 급락세가 반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환율 변수 이외에도 씨티그룹에 대한 미국정부의 구제책이 가시화된 점도 반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보유한 씨티그룹의 우선주 지분 7.8%를 보통주로 전환하고, 보통주 지분을 4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씨티와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유동성위기로 존폐의 기로에 선 씨티발 후폭풍이 미국정부의 개입으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씨티그룹에 대해 미국 정부가 사실상 단기 국유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모습이 보여지면서 외국인과 기관 등 시장의 심리가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향후에도 여전히 금융불안은 지속되겠지만, 머릿속 한쪽을 짓누르며 편두통을 자극해 온 골칫거리 하나는 일단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강현철우리투자증권(30,450원 ▲500 +1.67%)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정부가 씨티그룹을 망하게 할 수는 없다는 의지를 일단 드러냈다는 대목에서 금융불안이 줄어드는 재료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유럽발 금융위기와 국내 외국인들의 매매패턴 불안 등 악재가 도사리고 있기는 하지만 심리적으로 안정을 가져오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석삼성증권(96,200원 ▲2,800 +3%)투자정보파트장도 "정부가 씨티 지분을 대량으로 확보하겠다는 말은 미국정부가 주인이 되면서 회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최종카드를 꺼낸 것 같다는 느낌이며 길게 보면 호재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뱅크런 발생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 가운데 하나는 줄여나가기에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류용석현대증권시황분석팀장은 "씨티그룹 지원설이 나오면서 아시아주요증시와 미국 S&P선물지수 등도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심리적인 부담을 줄였다"며 "국유화 형태를 빌린 자금 지원방식이지만 씨티발 대형 금융위기의 촉발이 감소되는 효과가 있어 시장에는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씨티그룹의 지원에는 여전히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많은 점은 국내증시의 반등을 제약하는 요소로 남아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골치거리 하나가 일단 해소의 기미를 보이는 만큼 외국인들의 태도변화와 불안감이 내재돼 고공행진을 벌였던 환율시장의 상승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대증권 류팀장은 "씨티그룹 문제 해결이 빠르게 진척되면 환율시장의 급등세도 주춤거릴 여지는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내릴 공산이 커지면 외국인들도 환율 효과를 바라보고 매수에 대한 태도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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