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잠정시행 결정...분쟁 고객이탈 우려 등 판매사 비협조
이르면 10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던 펀드 판매회사 이동제 시행이 연말로 늦춰졌다. 이마저도 일정 차질이 우려되면서 연내 시행이 불투명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관련 업계로 구성된 펀드 판매사 이동제 태스크포스(TF)는 시행 시기를 잠정적으로 12월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이동 절차와 보수 문제 등에 대해 업계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규정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TF 관계자는 "원래 시행 시기를 4분기로 잡았던 만큼 서두르지 않고 만반의 준비를 다해 12월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사안에서조차 대형 판매사들을 중심으로 업계와의 이견 차가 커 벌써부터 일정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우선 판매사 이동과 관련한 절차 진행을 어디서 하느냐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은행과 일부 대형 증권사들은 펀드 판매가 어디까지나 판매사와 고객 간의 쌍방 간의 계약인만큼 기존 판매사를 반드시 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고객 신분 확인과 펀드 가입 증빙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러나 금감원과 일부 업계는 절차를 이중으로 거치도록 해 비효율적이며 사실상 판매사 이동을 유명무실화하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옮기고자 하는 판매사로 절차를 일원화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펀드 이관 비용에 대해서도 당초 1만원 내외로 예상했지만 일부 판매사들이 더 높은 수준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어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객으로서는 이동 비용이 비싸면 그만큼 판매사를 옮기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이 경우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판매사들이 고객 대신 이동 비용을 부담하는 편법이 나타날 것이라는 업계 우려도 크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되도록 낮은 비용으로 책정하고자 업계를 설득하고 있으나 은행권의 반발이 만만찮은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사 이동을 위한 통일된 전산시스템은 증권예탁원과 판매사, 운용사 간에 아예 새로 구축해야 한다. 시간은 물론 자금이 크게 소요되는 작업이지만 전산시스템 정비는 관련 규정 개정 이후에야 논의한다는 계획이어서 아직 구체적인 협의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무엇보다 여전히 상당수의 판매사들이 펀드 판매 이동제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제대로 된 준비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판매사 이동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판매수수료 차별화가 자리잡아야 하는데 이조차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어 판매사 이동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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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판매사 관계자는 "비슷한 사례로 거론되는 이동통신사 번호 이동제를 봐라. 번호 이동제 시행 후 통신시장에서의 업계 경쟁이 격화된 사실을 볼 수 있다"면서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도 펀드시장 전체의 파이를 늘리기 보다는 한정된 시장 안에서 판매사 간 뺏고 뺏기기 싸움만 부추길 것이라는 불만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남아있다"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사 이동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전에 펀드 판매수수료 차별화에 운용사와 판매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