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박남규 코원시스템 대표이사

"제품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디지털 멀티미디어 회사로 도약하겠습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코원시스템 7층짜리 사옥. 이곳이 멀티미디어 기기의 명가(名家)라는 사실을 알게 하는 표식은 건물 입구 앞 이 회사 광고모델인 소지섭 얼굴이 담긴 조그만 브로마이드 간판이 전부다. 건물 안에 들어가도 제품 전시 공간 하나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대표이사 집무실 인테리어 역시 개인 책상과 회의탁자가 전부다.
'디자인'이 생명인 업종에서, 자체 건물치고 '엣지(?)' 있는 디자인 하나 없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하지만 이것이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코원 신화의 비결이라면?
이 회사는 1995년 회사 설립한 이래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 없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적자를 기록한 올 상반기에는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66%와 221% 늘었다. '화려한 외형보단 내실이 중요하다'는 이 회사 오너 박남규 사장(44)의 평소 지론의 결과물이다.
그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과장된 수식어를 쓰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경영철학과 향후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데는 주저함이 없었다. 한마디를 내뱉더라도 신중함을 따지는 그의 습관이야말로 바로 애플, 삼성,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의 원천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코원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소감은 어떠신가요.
▶ 올 상반기 PMP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프리미엄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도 나름대로 선전한 결과, 매출 790억원과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창사이래 최대치죠. 고객 수요를 한발 앞서 나가는 시장 선도형 제품정책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PMP 신제품 'O2'의 경우, 가볍고 휴대가 쉬우면서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PMP에 대한 고객 요구를 반영했습니다. 올 상반기 플래시 PMP 시장을 주도했고, 프리미엄 MP3플레이어 'S9'도 AMOLED 디스플레이와 PMP급의 동영상 기능으로 '보는 MP3P'라는 새로운 개념을 시장에 도입했습니다.
― 올해 전체 목표 실적 가이던스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 당초 목표로 잡았던 매출 1000억원과 영업이익 100억원는 이미 확정적입니다. 연말까지 1600억원의 매출과 1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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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성과를 이을 하반기 신제품 출시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올 10월 쯤 차세대 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MID)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또 고성능 PMP, 초소형 다기능 MP3플레이어 등 후속버전들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들 제품은 기획단계부터 디자인 및 편의성에 대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제품들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코원의 최신 MP3플레이어 'S9'이 영국서 최우수 MP3P로 선정되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외사업에 대한 현황과 앞으로의 전략을 말씀하신다면.
▶ 코원은 MP3플레이어 사업에 진출한 2001년부터 해외에 제품을 수출해왔습니다. 현재 미국, 일본, 독일, 러시아 등 전세계 50여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는데, 기술력만으로 보았을 땐 이미 세계에서 최상위 클래스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 애플이 MP3플레이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쉽지만은 않을텐데.
▶ 현재 애플이 전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파워나 규모면에서 애플을 직접 대적한다는 것이 쉽지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나머지 50%의 시장이 있다는 사실이지요. 소형 멀티미디어 기기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50% 시장 역시 잠재성이 풍부한 시장이고, 어떻게 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냐는 전략수립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애플, 삼성, 소니 등과의 경쟁을 위해선 가격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코원은 중소기업이지만 이제까지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해왔습니다. 동일 성능의 경쟁사 제품들과 비교해 오히려 가격이 높은 편이죠. 심지어 유통점에서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불평도 많이 듣는 평이죠.(웃음) 하지만 '적정 마진이 아니면 안판다'는 게 제 소신입니다. 사실 마진을 줄이게되면 지금보다 2~3배는 더 팔 수 있겠죠. 하지만 이는 단기적으로 도움이 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기반 자체가 붕괴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 전세계적으로 노트북과 휴대폰, 소형 디바이스의 컨버전스가 급진전되고 있습니다. 향후 시장 트렌드에 대해 조명하신다면.
▶소형 디지털 디바이스 시장은 크게 오디오, 비디오, 네트워크로 3가지 요소로 발전돼왔습니다. 1세대 제품들이 한가지 기능만 갖춘 제품이었다면, 2세대 제품들은 MP3 휴대폰, MP4P, PMP 등과 같이 2가지 요소가 융합된 제품들이었습니다. 3세대 제품들은 결국 위 세가지 요소가 모두 융합된 형태가 될 것인데, 특히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 네트워킹 기능이 매우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컨버전스 트랜드와 더불어 각각의 기능에 충실한 기본형 제품들에 대한 요구와 시장도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원의 차기 신사업인 모바일인터넷단말기(MID) 출시 일정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언제 정도 가시화되나요.
▶ 완벽한 제품이 아니면 출시하지 않는다는 게 저의 신조입니다. 현재 막바지 테스트 작업 중이며, 이르면 10월 중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품은 키보드형보다는 기존 주력사업인 PMP를 확장한 개념의 신제품이 될 것입니다.
-멀티미디어 기기 사업 외에도 모바일 콘텐츠, 온라인 게임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기종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 코원의 주된 사업방향은 애초부터 디지털 디바이스 & 콘텐츠(Digital Device& Contents)입니다. 코원은 그동안 잘 알려진 MP3, PMP, 내비게이션 등 디지털 디바이스 사업뿐만 아니라 멀티미디어 콘텐츠 사업, 해외 무선인터넷 사업 등 디지털 콘텐츠 사업도 진행해오면서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 사업도 이 연장선상에있는 디지털 콘텐츠 사업으로 보시면 됩니다. 비록 진입초기라 어려운 점도 많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 텐데요.
▶'낙관이 아닌 긍정의 힘'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수많은 어려움이 생기는데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해선 적극적인 마인드를 바탕으로 한 긍정의 힘이 필요합니다. 단 노력이 없는 낙관은 실패의 지름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