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CIT 파산, 견딜만하네"

[오늘의포인트]"CIT 파산, 견딜만하네"

원정호 기자
2009.11.02 11:49

소비와 투자회복 지연이 더 큰 부담… 일부는 저가매수 주장도

미국 대형 중소기업 대출은행인 CIT그룹의 파산보호 신청에 따라 국내 증시에 또 다시 금융위기 재발에 대한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2일 오전 증시는 미국발 악재 영향 등으로 5일째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걱정했던 것처럼 파산 공포를 두려워 한 투매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프로그램매수세 유입으로 장 초반의 2.37%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낙폭 과대에 대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크게 놀라지 않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CIT 파산이 가져올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예전부터 파산 가능성이 제기됐던 데다, CIT 파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BBB급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 중이기 때문이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 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 전반 경색될 가능성 낮다"면서 "악재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리먼사태 당시와 같은 금융시장의 경색 가능성은 낮다"면서 "리스크 지표를 주시하며 낙폭과대주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권고했다.

우리투자증권도 CIT그룹 파산이 금융시스템 혼란을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CIT그룹은 신용파생 등 장외파생상품으로 다른 금융기관과 거래하지 않아 상호 연계성이 높지 않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이 아니어서 작년말 금융시장처럼 혼란을 겪는 시스템 붕괴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자금난 발생으로 기업부도율이 상승하고 소비와 고용에 부담을 줘 금융기관 건전성과 투자심리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은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중소 금융기관의 연쇄 파산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중소 금융기관의 대출구조와 실업률 추이를 봤을 때 내년 1분기까지 상업용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리스크가 고조될 개연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형금융기관과 달리 중소금융기관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수준에 육박해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대형금융기관보다 중소금융기관이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고용회복이 지연되면서 소비심리 개선 추세가 주춤해지는 상황에서 상업용 부동산 등 부동산 부실리스크 재연 가능성은 연말 소비시즌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4분기와 내년 1분기 미국경기의 강한 조정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소 금융기관의 부실확산에 따른 대출기피 현상은 중소 금융기관에 대출을 의존하고 있는 중소기업체들의 자금난을 불러 일으키고, 투자활동을 저해하면서 고용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당분간 모기지 금리에 영향을 주는 미국 시중금리 추이와 내년 1분기 실업률이 정점을 찍고, 고용시장이 회복되는지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IT그룹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유사한 BBB- 이하 여신전문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있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융기관 파산 1개만 떼어내 생각하면 하루짜리 시장영향 용도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미국의 고용 및 소비 부진과 더딘 집값 회복세와 연결, 금융위기가 치유됐는가에 대한 의구심으로 본다면 충격은 예상 외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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