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연초랠리'의 복병 환율

[내일의전략] '연초랠리'의 복병 환율

오승주 기자
2010.01.05 16:27

환율 민감 자동차 등은 차익실현 빌미...IT주는 매수 유지

원/달러 환율이 연초 증시의 복병으로 등장하고 있다.

올들어 가파르게 하락세를 보이는 원/달러 환율은 수출주에 부담을 안기며 증시의 상승세에 발목을 잡을 지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원자재를 수입하는 음식료나 철강은 환율 하락세에 발맞춰 관련주가 꿈틀거리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14.3원 급락한 1140.3원에 마감됐다. 올해 개장일인 전날에는 9.7원 하락한 1154.8원으로 마무리됐다. 연초 이틀새 24.0원 내렸다. 지난달 23일 원/달러 환율 종가가 1183.6원임을 감안하면 2주 사이 43.3원 하락한 셈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 배경으로는 안전자산 대신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역외세력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렸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국내 경제에 대한 개선된 시각도 어느 정도 반영되며 원화강세에 대한 베팅이 강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국내증시의 매력도가 이어지면서 외국인의 매수가 지속되는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락은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수출주에 영향을 주고 있다. 원화 가치 상승이 실적에 영향을 미쳐 수익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이날 전기전자업종은 장초반 1.5% 상승세를 보였지만, 환율 하락세가 심화되며 오름폭이 둔화돼 0.5% 강보합으로 마감됐다.삼성전자(196,500원 ▲3,400 +1.76%)는 82만9000원까지 오르며 지난해 9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와 타이를 이뤘지만, 오름세가 둔화되며 82만2000원에 마감됐다.

LG전자(107,100원 ▼2,300 -2.1%)는 장초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전날 대비 0.4% 하락한 12만5500원에 장을 끝냈다. 하이닉스도 초반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3.1% 하락 마감됐다.

자동차 관련주는 환율 변동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현대차(473,000원 ▲4,000 +0.85%)기아차(150,800원 ▼800 -0.53%)는 7.6%와 5.5% 내렸다. 미국시장의 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악재도 있었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주가의 낙폭도 커졌다.

반면 음식료와 철강금속 등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종목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음식료와 철강금속업종은 이날 1.1%와 0.8%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속도'에 달려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1140원도 위협받는 원/달러 환율이 낙폭을 가속화하며 급락세를 이어간다면 증시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정부가 환율 하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 제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에 증시가 받는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처럼 가파른 환율 하락은 심리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원화 강세가 심화되면 수출주 비중이 많은 국내증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정부가 저지선을 쳐놓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1100원선 아래로 빠르게 내려앉지는 않을 것"이라며 "환율 추이보다는 4분기 기업실적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율 하락을 빌미로 지난해 많이 오른 자동차 관련주는 투신권의 차익실현으로 약세가 심회될 가능성은 크다"며 "IT관련주는 자동차에 비해 환율에 비교적 덜 민감하기 때문에 대형 IT주에 대한 매수의 끈은 놓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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