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악재 넘고 옵션만기에도 급등… 펀더멘털 불안은 여전
국내증시가 다시 갈림길에 섰다.
지난 5일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일부 유로존 국가의 재정 악화를 빌미로 단기 급락한 코스피지수는 11일 옵션만기에도 불구하고 장중 1600선을 회복하는 등 전날 대비 27.69포인트(1.76%) 오른 1597.81로 마감했다.
유럽 악재가 닥치기 전인 4일 종가 1616.42에서 지난 9일 장중 1549.11까지 3거래일 만에 67.31포인트(4.2%) 하락한 지수는 1600선 언저리까지 회복하며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600선에서 추가 반등을 노리기는 하겠지만, 박스권에서 탐색 과정을 거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 악재가 일단 재정 지원 쪽으로 가닥을 잡으며 '유로존 불안'은 일단 위험도가 낮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 긴축 가속도에 대한 우려와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는 등 펀더멘털적인 불안이 여전히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수급을 책임진 외국인도 적극적인 매수를 보이지 못하는 데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정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지수는 눈치보기에 열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동성 장세의 불씨가 사그러지는 마당에 강한 상승 모멘텀 없이는 추가적인 반등을 노리기 힘들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단 주목할 구간은 1600~1630선이다. 단기 하락 이후 갭을 메우는 과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 심리선인 20일 이동평균선(1635.72)과 지수가 만나는 부근이 방향성을 가늠할 포인트로 지목된다.
김태우대우증권(61,500원 ▼1,700 -2.69%)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지수의 흐름은 지난 5일 이후 하락갭을 메우는 기술적 반등 과정으로 판단된다"며 "일단 1600선 부근까지 회복된 지수는 추가 상승하더라도 1630선 부근에서 내림세를 보이는 20일 이평선과 만남이 단기적인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단기 악재가 소멸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조정장에서는 증시의 '하락거리'를 찾는 심리가 우세하다. 상승장에서는 호재가 심리를 압도하지만, 약세장에서는 악재가 우세하다. 최근 약간이나마 회복된 심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악재에 대한 방응이 민감하기 때문에 심리선 부근에서 정체를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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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만기를 무난히 넘겼다고는 하지만 프로그램 매물이 추가적으로 나올 수 있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는 790억원의 순매수로 마무리됐다. 9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전환됐다.
하지만 차익거래는 132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옵션만기를 맞아 동시호가에서 비차익거래가 차익거래분을 받아내며 2111억원의 매수 우위로 마무리됐다.
차익거래는 4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가며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차익거래가 매도 우위를 지속한다는 점은 여전히 지수선물시장에 영향력을 미치는 투자 주체가 향후 전망을 좋지 않게 본다는 의미다.
이날 지수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장마감이 다가오면서 1000계약의 '팔자' 물량을 뭉텅이로 내놓는 등 선물시장을 압박했다. 외국인은 3거래일째 지수선물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지수선물시장에 영향력이 강한 외국인의 시각이 부정적이라면 앞으로도 선물 매도를 통한 시장 베이시스 악화로 프로그램 매도가 강화될 여지도 크다.
최창규우리투자증권(30,550원 ▲100 +0.33%)연구원은 "코스피시장에서 투자심리가 회복되더라도 지수선물시장에서 심리가 호전되지 않기 때문에 코스피시장이 상승할 수록 지수선물과 차이로 프로그램 매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프로그램 매매가 다시 매도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코스피시장도 큰 폭의 상승은 노리기 힘든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두드러진 부분은 이날 큰 폭으로 오른 조선과 금융주다. 그동안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으로 최근 반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당분간 낙폭 과대주에 관심을 두면서 반등 타이밍을 노린 매매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