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정보기술(IT) 관련 기사들을 살펴보면 '스마트폰' 이야기를 빼고 나면 마치 다룰 소재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난해말 애플 '아이폰'의 국내 출시와 그 열풍은 '손안의 PC'라는 '스마트폰' 개념을 순식간에 확산하면서 '모바일웹'과 '애플리케이션'을 화두로 만들었다. '아이폰'과 함께 삼성 '옴니아폰'을 필두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최근 '모토로이폰' '안드로이드폰' 등 새로운 스마트폰이 속속 등장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놀라운 보급속도와 성장세를 지켜보며 질문 하나를 던져본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 만에 국내 보급 2500만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모바일서비스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다.
2005년 12월 상용서비스에 돌입한 지상파DMB는 2009년말 기준으로 단말기 보급대수가 2500만대에 달한다. 이는 국내 뉴미디어 방송서비스시장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놀라운 성과다.
1995년 개국한 케이블TV가 1000만가구를 확보하는데 걸린 시간은 10년, 2002년 개국한 위성방송이 200만가구 확보에 걸린 시간은 5년. 이를 감안하면 4년 만에 2500만대의 단말기 보급 기록은 지상파DMB 성장이 가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미디어미래연구소에 따르면 지상파DMB 단말기는 올해 3412만대로 증가한 뒤 2014년에는 4855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 국민의 모바일서비스 이용에 대한 요구가 그만큼 컸던 결과라 할 수 있다. 지상파DMB가 산업에 미친 영향도 매우 컸다.
스마트폰 돌풍을 몰고온 '아이폰'은 아쉽게도 지상파DMB 기능이 없다. 반면 최근 시판되는 '모토로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 등은 지상파DMB를 지원한다.
결국 지상파DMB는 단순한 모바일 방송서비스가 아니라 사용자들의 단말기 선택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며, 콘텐츠로서 영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 애플, 구글과 같은 외산브랜드들에 기반한 스마트폰의 약진과 대비되는 지상파MDB의 현 주소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세계 최초 모바일 지상파TV 서비스며, 국내 기술에 기반한 토종서비스인 지상파DMB는 이미 경이적 보급률을 보이고 있음에도 정작 이를 운영하는 방송사업자들은 사업적·정책적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정부의 DMB 수출계획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실무자들은 "해외관계자들은 기술과 서비스에 감탄하다가도 방송사의 경영실태를 접하곤 고개를 갸우뚱 한다"고 말한다. 국내에서도 수익구조 창출에 실패한 DMB사업에 대해 해외에서 관심을 갖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지상파DMB는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지상파DMB는 단순한 방송사업자의 생존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상파DMB는 단말기 제조나 부품 제조, 솔루션 개발, 망 구축 등 연관사업이 형성됐다. 특히 DMB기술 수출이 이제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또한 스마트폰의 사례에서 보듯이 휴대폰시장도 이제 외관(디자인·기기 특성)만이 아닌 내용(콘텐츠, 소프트웨어)으로 선택되는 시대를 맞았다.
이런 시대에 지상파DMB는 단순히 기술표준이나 플랫폼 중 하나가 아닌 지상파TV라는 강력한 콘텐츠와 맞물린 우리의 토종 모바일서비스로 이해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DMB사업자들의 사업적인 성공사례가 구축돼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의 규제완화 등 큰 그림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수익모델 부재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나선 사업자들을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모바일TV의 중계망 확산을 위해선 지속적으로 투자가 필요한데, 자본유입을 위해 보유지분 제한, 서비스권역 확정 등 규제완화가 선행돼야 한다.
물론 각 방송사업자도는 모바일TV에 적합한 '킬러 콘텐츠' 개발을 늦추지 않아야 하는 책임도 있다. 모바일TV 수용자의 라이프스타일 유형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글로벌시대 모바일TV의 성공적 사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지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