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실적엔 반응없던 삼성電, 인텔에 환호하는 패턴 반복
삼성전자(200,500원 ▼8,000 -3.84%)가 인텔효과로 14일 급등하고 있다. 80만원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단숨에 82만을 넘어섰다. 정작 지난 7일 5조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을 때도 반응하지 않더니 인텔 실적에 환호하고 있다.
자체 실적엔 무덤덤하고 인텔 실적에 환호하는 현상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최근 몇 분기 동안 반복되는 현상이다.
실제로 지난 4월6일 삼성전자가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을 때 주가는 0.11%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달 14일 인텔이 실적을 내놓자 2.05% 급등했다. 그 전분기에도 마찬가지였다. 1월7일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추정치가 발표됐을 때 삼성전자 주가는 3.33% 급락했다. 반면 인텔이 실적을 발표한 14일 주가는 3.76% 올랐다. 또 그 전분기였던 지난해 10월6일 삼성전자 실적 공개 때 주가는 0.27% 하락한 반면 인텔 실적 발표일이었던 14일에는 1.59% 올랐다.
지난 7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 후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이번주 인텔과 애플 실적 발표 후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패턴을 읽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는 우선 인텔이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다. 인텔은 전 세계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회사다. 인텔의 실적은 PC 및 서버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인텔의 실적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향후 전망이다. 인텔이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제시할 경우 PC 등 IT 제품의 수요가 그만큼 강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를 내더라도 이후 분기에도 이같은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시장의 고민을 인텔이 해소해 주는 셈이다. 인텔은 이번 실적 발표 때도 "PC 및 서버 수요가 견조하고 첨단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진성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 유럽 등의 경기둔화 우려로 하반기 PC 시장 수요가 죽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고 이와 관련된 각종 시그널들도 혼재돼 있는 상황이었다"며 "인텔이 그런 혼재된 시그널들을 정리해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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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의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최근 3분기 PC 시장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며 "인텔이 3분기에도 수요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는 추정치만 내놓는 약식인 반면 인텔은 향후 전망까지 함께 발표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정식 실적 발표에 앞서 추정치를 먼저 공개하고 있다. 시장이 관심을 갖는 향후 전망 등에 대한 가이던스는 정식 실적 발표 때 제공하고 추정치 발표 때는 매출, 영업이익 등 숫자만 내놓는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향후 가이던스를 주지 않기 때문에 추정치 발표 때 무덤덤했다 가이던스가 나오는 인텔 실적 발표에 반응하고 정작 삼성전자의 정식 실적 발표 때는 약발이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