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고점에서 잠시 머무르다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 대외 악재로 깊게 내려갔다 강하게 반등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조정이다.
상승장세에서 지수를 밀어올린 외국인 유동성과 프로그램 매수세의 부재는 지수를 휘청이게 했다. 17일째 이어지는 투신권의 매도공세도 지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하루를 남겨둔 4월 옵션만기일이 부담이다. 20일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선 외국인의 매물 역시 옵션만기일을 앞둔 포지션 청산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만큼 내일(14일)의 만기일에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간 가파르게 상승해온 데 따른 부담감도 이번 조정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1990에서 2100 상단에 도달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2개월이었다. 일본 대지진 이후 2130 고점을 찍을 때까지 걸린 시간은 보름에 불과했다. 쉬어갈 때도 됐다는 말이다.
전날 해외증시에서도 긍정적인 단서는 보이지 않는다. 투자자 심리가 바로 개선될만한 소재가 없다는 말이다.
미국증시는 경기둔화 우려감에 일제히 1% 가까이 조정을 받았다. 특히 미국증시의 약세는 경기선행성을 보이는 구리가격의 약세전환, 단기급등하는 서부텍사스중질유 가격 등 국제 원자재 가격동향의 영향도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본 원전우려로 유럽증시도 1.5% 안팎으로 급락했다.
일각에서는 유동성 장세가 끝나고 조정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점점 줄어들면서 증시도 단기 조정을 받고 있는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추가 금리 인상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대외적인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고 통신, 유틸리티, 산업재, 금융업종을 중심으로 국내기업들의 실적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2분기 코스피 지수는 4월초를 전후해 최고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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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아직 시장을 동요케 하는 요인(옵션만기일 등)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수급요인을 제외하면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이 아닌 만큼 과도한 우려는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금리인상 이후 양적완화 정책의 종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유동성 위축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1차적으로 코스피 20일 이동평균선에서 지지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20일 이평선인 2060~2070선에서 바닥을 찍은 후 재차 반등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조정은 2~3월 시장전체를 휘청이게 했던 조정과는 성격이 다른 만큼 좀 더 느긋하게 바라봐도 된다는 게 오 팀장의 조언이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사상최고치 형성 후 최근 5거래일간 보여준 코스피 조정은 충분히 예견된 조정으로 '때 맞춰 내리는 비'라고 볼 수 있다"며 "이번 조정을 매수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5월 이후 중기 상승추세에서 화학, 철강금속, 운송장비, 서비스업 등 업종의 경우 조정시 주요 지지선에서 매수하는 게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었다"며 "이들 업종과 함께 IT, 금융 등 업종으로의 선취매 차원의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