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ELW에 관한 불편한 진실

[기자수첩]ELW에 관한 불편한 진실

박성희 기자
2011.07.0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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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이 팔고 싶을 때 맘대로 팔 수 없어 ELW에 투자하지 못 하는 것 아니냐"

예전에 모 증권사 ELW 마케터에게 물은 적이 있다.

"에이. 그 땐 저희한테 전화하세요." 그 당시엔 웃고 넘겼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다는 건 이미 오래 전부터 LP가 ELW 거래를 좌우하는 '갑'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있었던 셈이다.

LP의 횡포가 어느 정도인지는 사람마다 말이 다르지만, 증권사들이 투자자의 신뢰를 잃은 것만은 사실이다.

ELW가 개인은 돈을 잃고 LP와 스캘퍼만 돈을 버는 시장으로 인식되는 건 매수자가 다수인 반면 매도 주체는 LP, 단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ELW는 옵션보다 20~25% 가량 비싸게 발행된다. 시장에서 자유롭게 매매가격이 형성되는 게 아니어서 증권사들은 ELW 헤지비용에 마진까지 붙여 가격을 산정한다. ELW 가격을 결정하는 '내재변동성'은 일괄적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증권사가 남기는 마진은 은행의 이자율처럼 투명하게 제시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가격 결정권은 LP에게 있다는 말이다.

돈 버는 증권사만을 탓할 순 없다. 자본시장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증권사의 생존 이유다. 시장 관리자나 감독당국에 의해 허용된 '시장 규칙'에 따라 증권사가 얻은 수익마저 개인 투자자의 몫을 부당하게 뺏은 것으로 매도해선 곤란하다.

국내 ELW시장이 불과 5년여만에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하는 동안 ELW가 개인에게 불리하게 변질된 것도 아니다.

ELW를 그저 '눈엣가시'처럼 바라보는 금융당국도, ELW가 파생상품이지만 주식거래계좌에서 거래토록 허용해 막대한 수수료 이익을 누린 거래소도, ELW가 이런 상품이라는 걸 모르고 시장의 문을 열었을 리는 없을 터다.

금융시장에는 다양한 위험 성향을 지닌 투자자가 존재한다.

ELW 때문에 투자자들이 고위험 지향적으로 변한 건 아니다. ELW 거래 문턱을 높인다고 해서 '고위험-고수익'을 원하는 소액 투자자들이 돌연 안정적으로 주식 거래를 할 리 없다. 고봉찬 서울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ELW 투자자의 55.7%가 500만원 미만으로 투자한다.

도박판(?)에서 투자자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금융 및 사법 당국, ELW로 돈을 벌려는 증권사, '공공의 적'이 된 스캘퍼, '대박'꿈을 꾸고 뛰어든 개인들...모두가 다 알고 있다. ELW는 일반 주식과는 다른, 원래 그런 상품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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