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린 종편 집중분석 1-2]새로운 도전 대신, 오락성 '시청자 참여' 의존
다음달 1일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개국하면 시청자들은 '어디선가 봤는데'라는 생각이 들지 모른다.
몇몇 새로운 시도를 보이는 프로그램도 눈에 띄지만 대부분 기존 지상파 방송에서 흥행한 프로그램의 답습이나 변형에 가깝다. 특히 많은 주력 프로그램들이 오락성 '시청자 참여'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편 사업들자들은 드라마는 독립 제작사에 위탁하고, 예능은 자체 제작으로 방향을 잡았다.
MBC, KBS, SBS에서 종편으로 이적한 예능 PD가 20명을 웃도는 만큼, 예능 프로그램의 '혁신' 기대도 많았다. 하지만 많은 방송 관계자들은 종편 4사의 프로그램들은 새로운 도전보다는 시청자들의 '참여'를 통한 채널의 안착에 주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채널A의 경우, 이영자가 진행하는 '전군노래자랑'은 KBS의 '전국노래자랑'과 1989년 종영된 MBC '우정의 무대'의 콘셉트를 합쳤다. 전국 군인들의 노래자랑을 소재로 해 매주 새로운 아이템이나 세트 발굴 없이 진행할 수 있고, 기본적인 시청률도 기대할 수 있다.
은퇴한 스포츠 스타들이 경기를 겨루는 '불멸의 국가대표'는 MBC ''일밤-대단한 도전', KBS '출발 드림팀'과 포맷이 비슷하다. 이수근과 퀴즈를 대결해 살림살이를 바꿔주는 '무엇이든 바꿔드립니다'는 1991년의 인기프로그램 '알뜰살림장만퀴즈'와 닮았다.
다섯 명의 남성 출연진이 여성의 꿈을 실현시켜준다는 '다섯 남자의 맛있는 파티'는 미국 케이블TV 프로그램 '퀴어아이'와 붕어빵이다. '퀴어아이'는 출연진이 모두 커밍아웃을 한 게이라는 점만 다를 뿐이다. 1월 방영 예정인 이영돈PD의 '지금 해결해 드립니다'는 시작부터 KBS의 '소비자 고발'의 연장선이다.
개그맨 남희석과 배우 박선영이 진행하는 '이산가족 감동 프로젝트'도 과거 이산가족들의 안타까움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 '리얼드라마 해피엔드'도 KBS2의 '사랑과 전쟁'의 닮음 꼴이다.
JTBC는 '나는 가수다'의 어린이 버전 '칸타빌레'를 일요일 저녁시간대로 편성했다. 외국인들이 참여해 퀴즈를 풀며 한국 문화를 알아보는 '원더풀 코리아'는 KBS의 '미녀들의 수다'와 비슷한 포맷이다.
'소녀시대와 위험한 소년들'은 2006년 KBS의'최민수 김제동의 품행제로' 나 2008년 MNET에서 방영된 '전진의 여고생'과 매우 닮아 있다. 소녀시대가 고정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지만 불량학생 선도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라는 평가다.
정준하와 김창렬이 MC로 호흡을 맞추는 '드림프로젝트 깜, 놀'은 그동안 많은 방송들이 선보였던 '대국민 응원프로젝트'를 표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독자들의 PICK!
MBN이 준비한 '생방송 이제는 전원시대'는 KBS '6시 내고향' 지방 MBC의 '생방송 전국시대'와 포맷이 동일하다. 모두 비슷한 시간대에 전국 방방곡곡의 소식을 전한다. 전국퀴즈선수권 대회'나 노래 서바이벌 '더 듀엣'도 기존 지상파의 예능 프로그램과 차별성이 크지 않다. 평일 저녁마다 방송되는 '스타 토크멘터리-MY스토리' 는 KBS '인간극장' 포맷에 스타를 영입한 정도다.
TV조선의 경우 박정현이 진행하는 'P.S. 아이러브유 박정현'은 그동안 음악토크쇼를 가져왔고, 시청자들의 편지를 전달하는 '수취인불명 '편지'도 라디오에서 활용됐던 소재를 TV로 옮겨왔다는 평가다.
이밖에 반려동물 프로그램 (채널A '너는 내 운명' , TV조선 '동물왕국')과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의사 상담 프로그램 '닥터 필'의 변형 버전인 의사 상담 프로그램 (채널A '생방송 친절한 의사들', JTBC '닥터의 승부')에서도 신선함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들 프로그램들의 공통된 특징은 과거 인기를 끌었던 시청자 참여 형태의 프로그램을 변형했다는 점이다.
종편 내부 관계자도 "우선 이번 겨울을 넘기고 고민하자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인적 인프라 구성도 마무리 되지 않아 프로그램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는 말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많은 종편 채널들이 그 동안 인기를 끌었던 지상파 프로그램들을 베끼거나 살짝 변형한 것 같다"며 "오디션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종편들도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에 승부를 거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엔터산업팀=김하늬,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