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상폐' 피했지만…지주사 강세장 '찬물'

한화 '상폐' 피했지만…지주사 강세장 '찬물'

심재현 기자
2012.02.05 12:38

지배구조 리스크 재부각에 투자심리 약화 불가피…"옥석 가려야"

한화가 '오너' 회장 등의 횡령·배임 혐의로10대 그룹 최초로 증시 상장폐지 직전까지 몰리고 SK그룹 계열사도 줄줄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등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주사 리스크가 재부각하고 있다. 올 들어 이어진 지주사주 강세장에 적잖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5일 한국거래소는 긴급회의를 소집, 한화에 대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지정 여부를 논의한 결과 한화에서 제출한 개선방안을 참작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해제하고 당초 오는 6일부터 정지키로 했던 주식매매도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한화(117,800원 ▼2,100 -1.75%)가 지난 3일 장 마감 뒤 김승연 회장과 남영선 사장 등 임원진의 횡령·배임 혐의에 따른 검찰 기소 사실을 공시하면서 한국거래소는 즉각 한화의 매매거래를 중지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상장폐지 실질심사에는 2달 가량이 걸리지만 한화의 경우 10대 그룹이라는 위상과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최대한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 전문가들은 한화가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당분간 주가 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주사 격인 한화는 물론 한화그룹주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화 외에SK C&C(349,500원 ▲7,000 +2.04%),SK텔레콤(86,500원 ▲8,500 +10.9%),SK가스(231,000원 ▲2,500 +1.09%)등 SK그룹주도 최태원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공시를 냈다가 지난 3일 줄줄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서 이번 사태가 지주사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주사 지배구조 문제가 떠오르면서 지주사주 강세장에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라며 "연초 주가 강세 이후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가 강화되는 와중에 이 상황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순 없잖겠냐"며 "추가 악재가 이어지면 지주사 전반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는 이런 압박감에 이미 대기업 그룹 스스로 실적 낮추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예상치를 밑도는 경우가 많다"며 "실적 부진 원인으로 충당금 등 일시적 비용 증가 등을 들고 있는데 바꿔 말하자면 그만큼 회계처리를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귀띔했다.

경제계 한 관계자도 "정치권 분위기도 흉흉한 데다 줄줄이 선거를 앞두고 있어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상반기까지는 회계처리가 보수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주사 옥석가리기를 통해 지주사주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올 들어 SK가 25.6% 오른 것을 비롯해LG(95,700원 ▼500 -0.52%)(22.9%), 한화(17.0%),두산(942,000원 ▼31,000 -3.19%)(14.7%) 등이 줄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8.0%)을 훌쩍 웃도는 성적이다.

최근 증시가 외국인 중심의 유동성 장세로 상승세를 보인 덕도 있지만 핵심 자회사들이 선전한 영향이 컸다. LG의 경우LG전자(117,200원 ▼4,200 -3.46%),LG유플러스(17,170원 0%)등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았다.

지난해 부진으로 대부분의 지주사주가 역사적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도 최근 주가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경기 회복 국면을 말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경기 부양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실적이 개선되는 자회사를 둔 지주사를 중심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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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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