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소송 급증... 충당·배당금 등 마련으로 실적 위협
펀드 보릿고개로 어려움을 겪는 자산운용업계가 끊임없는 송사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잇단 소송은 신뢰도에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충당금과 보상금 마련 등 경영실적을 악화할 가능성도 높아 운용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9일까지 운용사(자문사 포함) 등에 제기된 소송 등과 관련한 공시는 56건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건에 비해 60%가량 증가한 수치다. 소송이 급증한 것은 투자환경이 악화되면서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자산운용은 지난 2일 개인투자자 8명으로부터 1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투자자들은 2010년 현대자산운용이 주관한 중국의 비상장사 차이나바이오뉴트리션의 CB(전환사채)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중국요리 재료인 '제비집'을 만드는 회사로, 한국거래소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고섬 사태로 한국거래소 상장이 여의치 않자 회사는 홍콩증시로 방향을 돌렸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실적악화로 홍콩증시 상장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투자자들은 소송을 제기했다.
이달 초에는 산은자산운용을 상대로 미래에셋증권이 34억원 규모의 펀드 손해배상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경북 상주 고속버스터미널 상가개발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생긴 것이 소송으로 이어진 경우다.
또 소규모 자문사인 아샘투자자문은 LG전자로부터 4억8000만원 정도 배당이익 청구소를 당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운용사 관련 소송은 6건에 달한다. 사흘에 한번꼴로 소송이 이뤄진 셈이다. 잇따른 소송은 운용업계의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대신자산운용은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13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적악화의 주 원인은 바로 소송이었다. 미국 호텔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불완전판매했다는 이유로 기관투자가에 63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산은자산운용은 지난해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 등이 제기한 선박펀드 관련 소송을 위해 70억원을 대출받아 배상금을 마련하면서 10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운용사 관련 소송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