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머니]징수규정 개정안 '브레인', 박용찬 음악생산자연대 대표
"K팝은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데, 음악의 가격은 한국이 제일 쌉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가격을 만들기 위해 다시 시장에 맡겨야합니다"
최재천 의원외 11명이 발의한 저작권법 '음악 징수규정 개정안'의 '브레인'역할을 맡은 박용찬 음악생산자연대 대표(사진). 그는 대원외고, 고려대학교 산림자원학과 출신의 유명 작곡가다. 1994년 015B의 객원멤버였던 김태우 등과 얼터네이티브 락 그룹인 'Mutant'를 결성했고, 이후 4인조 혼성그룹 MGR의 리더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K팝이 전 세계의 자랑스러운 문화콘텐츠지만 한국에서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싼 음악 콘텐츠 가격의 혜택은 고스란히 통신사와 포털사이트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음악은 통신망, 포털사업자들이 이용자들을 끌어 모으는 도구처럼 돼 버렸죠. 가입자 유치 등을 위한 일종의 '미끼상품'같은 겁니다"
한 예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 최고 히트곡으로 떠올랐지만 한국 음악시장은 커질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휴대폰 등을 통해 음악의 소비는 크게 늘고 있지만, 생산자와 창작자는 소외되면서 음악산업이 선순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 발목을 잡는 건 정액제와 복잡한 징수규정이라고 지적했다.
"강남스타일도 정액제를 활용하면 한곡 다운로드는 45원, 스트리밍은 1.2원까지 내려갑니다. 베트남에서 한 곡당 1000원 기준으로 다운로드 받는 걸 생각하면 엄청나게 싼 가격입니다"
물론 해외에도 정액제 사이트들은 있지만, 이른바 '헤비 다운로더'들을 위한 사이트일 뿐. 한 달 평균 수십곡 정도 다운로드로드 하는 사람에게는 더 비싼 가격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나마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정액제 사이트들 대부분이 종량제로 바꾸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특히 정부가 가격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사업자들은 정액제 등을 통해 음악을 뿌리는 현실을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징수규정은 지나치게 복잡하고, 통신사들의 마케팅 과정에서 가격은 지나치게 싸졌다는 의미다. 그는 정부의 역할은 불법시장을 단속하는 데 집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애플 아이튠즈도 7:3 룰이 기본이지만 얼마든지 바꿀 수 있고, 싼 곡은 매우 쌉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정부가 한 곡당 500원에서 600원까지 일관되게 가격을 정해주면서 소비자들이 더 싸게 살 권리까지 사라져버린 거죠"
독자들의 PICK!
박 대표는 또 유통을 쥔 대기업들이 선급금을 주고 제작자나 창작자를 종속시키는 현실에서는 음악산업의 발전을 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망 사업자들의 독식하던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끝났습니다. 미국의 경우, 통신사업자들이 수직계열화된 콘텐츠사업을 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으니까요"
박 대표는 음악 징수규정 개정안이 내년에 국회를 통과하면 음악산업의 유통구조는 과거 CD시장처럼 회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사업자와 공급자가 '사적계약'에 의해 가격을 형성하는 시스템이다.
박 대표는 향후 대중음악진흥위원회와 같은 K팝 음악진흥을 위한 기구도 만드는데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영화 쪽의 영화진흥위원회 같은 민관협의체가 음악업계에도 있어야한다는 것. 현재 음악 산업 진흥업무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콘텐츠진흥위원회에서 하고 있자만, 직원 몇 명이 모든 진흥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현실이다.
"산업백서에 따르면 영화시장규모는 2조6000억, 음악시장규모는 2조8000억원으로 영화를 앞질렀습니다. 불법시장을 감안하면 실제 음악시장은 8조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음악이야말로 관광산업의 큰 축인데 제대로 키워야하지 않을까요"
박 대표는 또 한국이 진정한 문화강국이 되려면 K팝을 만드는 사람들의 생태계가 개선돼야한다고 말했다. 내년 음악 징수규정 개정안의 통과는 그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스웨덴 왕립음악학교 등을 나온 유럽의 작곡가들은 K팝을 만들면서 저작료로 수백억원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내수시장은 작지만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거죠. 한국이 진정한 문화수출국이 되려면, 창작자들이 시장에서 '제값'을 받도록 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