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4인이 말하는 '스타트업의 성공 조건'

VC 4인이 말하는 '스타트업의 성공 조건'

이하늘 기자
2013.01.04 05:40

[희망2013]강석흔·권도균·박지웅·임지훈대표 "모바일벤처, 기회는 열려있다"

지난해 국내 창업열풍을 주도 했던 IT벤처 스타트업이 올해에도 그 여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머니투데이가 신년을 맞아 강석흔 본엔젤스 이사,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임지훈 케이큐브 대표 등(가나다 순)국내 대표 초기 스타트업 VC(벤처투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들 인사들은 하나같이 모바일 시장에 여전히 많은 기회가 남아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PC시대에 비해 모바일 부문에서 서비스가 완성되지 않은 부문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며 "특히 과거 PC시대에는 일부 대형서비스가 모든 서비스를 종속시켰지만 모바일에서는 애플리케이션(앱) 환경으로 인해 다양한 서비스가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 주요 VC들은 국내 스타트업 및 창업을 준비하는 인재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강 이사는 '팀웍'과 '네트워킹'을 강조했다. 권 대표는 전문성을 갖출 것을, 박 대표는 트렌드에 휘몰리지 않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장분석 역량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임 대표 역시 창업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창업을 수단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를 고민할 것을 조언했다.

여전히 신규 스타트업이 새로운 도전에 성공할 여지는 많지만 이를 위해서는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들은 그 요건으로 △시장 사이클에 맞는 서비스 아이템 발굴(강석흔) △남들이 개척한 서비스 모델을 흉내내는 데 그치지 않을 것(권도균) △PC시대 부분별 강자가 모바일에서 아직 자리잡지 못한 부분 공략(박지웅) △2~3년 후 기존 사업자가 시장 선점하기 전에 빠르게 움직일 것(임지훈) 등을 꼽았다.

또한 해외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에 대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실리콘밸리는 오히려 경쟁이 치열해 성공 가능성이 가장 낮을 수 있다"며 "아시아 시장은 점차 그 규모가 커지고 있고 문화적, 지리적, 환경적 측면에서 한국의 서비스가 적용되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시장에서 1등만 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시장에 소홀히 하지 말 것(권도균)과 △CEO가 직접 현지사업을 챙길 것(강석흔)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명확히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전략(임지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들 VC 4명은 최근 국내 주요 스타트업 기업들이 국내외 대기업에 인수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두각을 나타내는 서비스를 대업의 인프라에 녹이면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임지훈), 창업에 대한 보상사례가 이어지면 창업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강석흔)는 설명이다. 아울러 인수대상이 된 스타트업이 대기업과의 협업으로 상장도 하고 더 큰 서비스를 만들어 간다면 향후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 M&A 모범사례가 될 것(박지웅)이라는 설명도 나왔다.

한편 이들은 성공한 모바일 서비스로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을 꼽았다. 우아한 형제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잘 융합해 오프라인에서의 사업을 모바일로 제대로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온라인광고 등 온라인에서의 수익이 아닌 오프라인과의 융합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 티켓몬스터, 스피킹맥스, 비트윈(VCNC), 이음, 코디네이터(위트스튜디오)와 이미 매각을 진행한 올라웍스, 엔써즈, 틱톡 등도 성공적인 사업을 진행한 롤모델로 꼽혔다.

□ VC 4인이 말하는 성공 스타트업 조언

◇강석흔 본엔젤스 이사 "팀이 우선이다"

엔써즈, 매드스마트(틱톡) 등 대기업의 러브콜을 받은 스타트업들을 성공적으로 육성한 본엔젤스파트너스(본엔젤스)의 강석흔 이사(사진)는 '팀웍'을 스타트업의 최고 덕목으로 꼽았다.

강 이사는 본엔젤스에서 게임을 제외한 신생 벤처의 투자결정 및 육성, 지원 등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창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라며 "아이템이 잘못되면 다시 방향을 설정해서 도전할 수 있지만 팀원들 사이의 호흡과 시너지는 다시 설정할 수 없는 만큼 팀 구성에 가장 역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전공이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강 이사는 "방향이 맞다면 단기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된다"며 "투자자들 역시 한순간 반짝하는 스타트업보다는 오랜 기간 꾸준히 노력해온 팀에게 신뢰를 갖는다"고 전했다.

그는 또 "본엔젤스는 2007년부터 꾸준히 초기 IT벤처를 발굴·투자한 결과 최근 1~2년 동안 좋은 성공사례를 만들었다"며 중장기적 안목을 갖출 것을 거듭 강조했다.

사업 아이템 면에서는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사업이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수행하는 역량 자체가 경쟁력이고 상당한 진입장벽이 되며, 수익모델 적용도 용이하다"고 조언했다.

강 이사는 "최근 해외 대형 서비스의 국내 진입이 늘고 있는데 이들과 동일한 아이템으로 경쟁하기 보다는 기술력이나 기존의 비즈니스프로세스와 결합하는 형태의 사업아이템으로 경쟁하면 나중에는 오히려 이를 바탕으로 해외로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반짝인기가 아닌 보편적 서비스 고민해야"

"단시간내 흥미를 끄는 서비스는 반짝 성공하는 것 같지만 오래가지 못해요. 사람들과 사회의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필요와 문제점을 채우는 서비스만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초기단계의 스타트업 발굴에 나서고 있는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사진)는 장기적인 안목의 서비스 발굴을 창업의 주요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권 대표는 "벤처 투자자 사이에 스타트업 10개에 투자해서 하나만 성공해도 대박이라는 말은 성공할 것 같은 사업 열 개를 고르고, 고르고, 골라서 투자해도 아홉 개가 망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권 대표는 "처음부터 대기업과 경쟁하려 하기 보다는 작은 틈새를 노려 자리를 잡고 이를 기반으로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권 대표는 "창업희망자 대다수가 CEO를 목표로 하지만 대다수가 준비가 덜 돼있다"며 "CEO를 고집하기 보다는 단기간에 100만명의 회원을 모집할 수 있는 마케팅 전문성이나 디자인 능력과 같은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공동창업자로 나서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모바일 광고, 사진공유, 위치기반 서비스 등 플랫폼화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자리잡았은 해외와 달리 단편적인 앱에 집중한 국내 창업 분위기에 아쉬움을 표했다. 권 대표는 "애플, 구글 등이 모바일에서 돈이 되는 광고, 결제를 통제해버렸고, 앱 유통채널, 개발 융통성, 창의적인 개발을 위한 하드웨어 접근권 차단 강도를 높이고 있다"며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고민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오프라인의 비효율을 공략하라"

"오프라인 서비스의 비효율성을 철저히 파악해 이를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효율화할 수 있는 방법만 찾으면 수익모델은 당연히 따라옵니다."

'벤처지주사' 패스트트랙아시아(이하 FTA)의 박지웅 대표(사진)는 IT 스타트업의 성공요건으로 '오프라인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 발굴'을 꼽았다.

박 대표는 "포털이 헤게모니를 쥔 PC시대와 달리 모바일 환경은 각각의 세부적인 서비스가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대형 플레이어들이 소유하고 있지 않은 정보와 데이터베이스를 빠르게 구축해 오프라인에서만 이뤄지던 배달광고 시장을 확보한 배달의 민족이 대표적 사례다.

FTA도 이 같은 사업모델에 중점을 두고 있다. 모바일 의료서비스 '굿닥' 유아 의류쇼핑 '퀸시' 고품질 농수산물 쇼핑몰 '헬로네이처' 등 기존 오프라인 시장을 대체하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특히 박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첫 번째 혁신적인 서비스는 인구가 많은 미국과 중국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며 "국내 시장에 접목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을 선별해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남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에 매몰되지 말고 스타트업 팀만의 통찰력을 갖고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의 삶의 소중한 시기를 가장 가치있는 경험을 위해 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스타트업에 도전한다면 분명 성공과 실패를 넘어선 즐거움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훈 케이큐브 대표 "베끼려면 제대로 베켜라"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사진)는 모바일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가장 큰 조언으로 '제대로된 벤치마킹'을 들었다.

임 대표는 "지난해 스타트업 기업들로부터 받은 투자유치 사업계획서의 서비스 가운데 60% 이상이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서비스를 갖고 온 것"이라며 "이들 서비스를 가져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지만 이를 국내 환경에 맞게 제대로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서비스도 성공하기까지의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으며 이를 극복하면서 축척된 내공과 노하우가 성공하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인프라와 문화가 다른 국내에서 이 같은 성공방식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야 한다'는 것.

아울러 임 대표는 "창업을 하겠다는 단순한 목적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무언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고 이를 위해서 스타트업을 시작해야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창업을 통한 성공만을 목적으로 스타트업에 나서는 세태에 대한 쓴소리다.

그는 또 "PC시대에 나온 서비스 가운데 모바일 환경에 맞지 않는 서비스는 여전히 한정적"이라며 "포털의 '전체서비스보기'를 펴놓고 각 카테고리가 모바일에서 어떻게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지 고민해보라"고 조언했다.

임 대표는 "카카오가 흑자 전환하는데 5년 이상이 소요됐다"며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수백만명의 이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이들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성공은 따라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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