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800만원씩 벌면서 "돈 없다"는 부부, 왜?

월800만원씩 벌면서 "돈 없다"는 부부, 왜?

김은령 기자
2013.03.23 06:01

맞벌이 중산층 4인가족 재정상태 보니

10세 초등학생과 6세 유치원생 아이를 둔 송민호(40)·김민정(38) 부부. 월평균소득이 800만원(세후)인 맞벌이가정이다. 월소득이 적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직장일, 두 아이 뒷바라지에 정신없이 한달을 보내고 통장을 보면 남은 돈이 없다.

점점 커가는 아이들의 교육비와 결혼자금, 부부의 노후자금을 생각하면 때때로 위기감이 든다. 월평균소득 800만원에 500만원가량 지출하는 이 가정의 가계부를 본 전문가들은 모두 "씀씀이가 큰 편"이라고 지적했다. 또 3대 필수 재무이벤트인 내집 마련, 자녀교육 및 출가, 노후준비 중 자녀교육과 노후에 대한 대비가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새는 돈 막아라'=2003년 엘리자베스 워런 전 하버드대 교수는 '맞벌이의 함정'이란 저서로 흔히 고소득·고학력이란 맞벌이부부의 통념을 뒤집었다. 워런 교수는 맞벌이부부들이 딱히 과소비와 낭비를 하지 않았는데도 여윳돈 없이 경제적 위기에 내몰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구입비(대출금)와 교육비가 증가한 탓이라는 이유를 제시했다.

송씨 부부 역시 교육비와 대출금 상환이 지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보육비와 학원비 등 교육비가 매달 150만원 소요되고 대출금 상환으로는 100만원이 들어간다. 이외에 교통비 50만원, 관리비 30만원, 통신비 20만원, 생활비와 부부용돈으로 250만원을 각각 지출하고 나머지는 보험료, 저축 및 펀드, 여유자금으로 돌린다.

재테크카페 '딸기아빠'로 유명한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전주지점장은 "월소득 대비 저축액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가계부 정리를 통해 새는 돈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매번 지출을 기록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지만 효과는 크다"며 "지출을 제대로 파악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라고 설명했다.

지출액을 공유하려면 부부의 급여계좌를 하나의 통장으로 통일하고 지출내역을 공유, 함께 관리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김상문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차장은 "맞벌이가구의 수입은 이론적으로 외벌이에 비해 2배가량 많지만 재무적인 부분은 서로 관여하지 않고 각자 통장을 관리, 재무상태가 그리 양호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선저축 후소비'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대출금 상환이나 노후대비, 자녀교육비 등 명확한 목적을 두고 먼저 재무설계를 한 후 타이트하게 예산을 나눠서 생활비로 쓰라는 것이다.

지출뿐 아니라 대출·저축금액 등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내렸다. 대출금리가 5%, 은행 예금금리가 3%인 수준에서 대출금 상환을 최우선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갑작스러운 지출 이벤트에 대비하라'=부부 중 한 사람이 아프거나 다쳤다면 맞벌이부부의 경우 타격이 2배다. 소득이 절반으로 줄고 소요되는 비용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지출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안홍덕 한국투자증권 PB전략부 차장은 "갑작스러운 사고나 병 등에 대비하기 위해 의료실비가 되는 보험을 필수로 갖추라"고 조언했다. 송씨 부부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료로 퇴직 이후까지 보장이 가능한 보험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안 차장은 "30대엔 월 10만원 정도로 가능하지만 퇴직 후 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료가 몇 배씩 상승한다"며 "자산을 늘려 노후를 준비할 수도 있지만 의료비에 대비, 비용을 줄이는 것도 노후대비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노후대비를 위해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을 추천했다. 김 지점장은 "노후대비와 소득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연금상품은 직장인에게 필수"라고 말했다. 연금저축은 분기당 300만원 이내로 자유롭게 입금한 후 55세 이후부터 연금형태로 수익금을 받아가는 상품으로 연간 납입보험료의 400만원 한도에서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우정옥 미래에셋증권 센터원지점 대리는 "노후를 대비하는 연금의 경우 투자기간이 경과할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서서히 낮춰 앞으로 수령하는 연금액이 크게 변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애써 번 돈…어떻게 투자할까?=은행 예금금리가 3%대 중반에 그치는 저금리시대. 1~2년간 열심히 저축해봤자 이자금액을 보면 헛웃음만 나온다. 부부가 애써 번 돈, 어떻게 굴려야 할까.

전문가들은 예금금리에 '플러스알파'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나 구조화상품 등의 금융상품을 조언했다. 특히 주식형펀드의 경우 적절한 분산투자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홍덕 차장은 "최근 증시가 안정적인 상승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적립식으로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면 시간적으로 분산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환매시기도 분산,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그는 "펀드의 경우 환매할 때 주가나 지수수준이 중요하다"며 "고점에서 환매할 경우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시점을 분산, 여러 번 환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어린이펀드 등 목적에 맞는 운용이 가능한 펀드도 추천했다.

김상문 차장은 "목돈을 모으는 투자는 장기투자로 혜택을 보는 연금저축 같은 상품에, 목돈을 운용하는 투자는 안정성을 감안하면서 저금리를 이길 수 있는 ELS(주가연계증권)나 DLS(파생결합증권)와 같은 구조화상품 투자가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세금관리도 중요한 포인트로 지적됐다. 우정옥 대리는 "맞벌이부부의 경우 세금을 줄이는 것도 투자수익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며 "1000만원 한도에서 세금우대계좌(우대세율 9.5%)를 활용하거나 연금상품 소득공제, 재형저축상품을 통한 비과세 효과 등을 적절히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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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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