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한화생명, 佛-AXA, 中-징코트리 3000억씩 투자, 런던 랜드마크빌딩 롭메이커 인수
한화생명(4,840원 ▼30 -0.62%)(옛 대한생명)이 프랑스 최대 보험그룹 악사(AXA),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 산하 투자기관인 징코트리인베스트먼트(Gingko Tree Investmenst, 이하 징코트리)와 손잡고 9000억원 규모의 영국 런던 랜드마크빌딩인 롭메이커(Ropemaker Place)를 인수한다.

26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악사 및 징코트리와 롭메이커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투자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보험사가 해외 기관 및 국부펀드와 트로이카를 구축, 대규모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수금액은 총 9000억원으로 한화생명과 악사, 징코트리가 각각 3000억원을 투자한다. 롭메이커의 AMC(자산관리회사)를 담당할 악사가 영국에서 부동산펀드를 설정하면 한화생명과 징코트리가 이 펀드에 투자하는 식이다. 한화생명은 국내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해외 부동산펀드를 통해 재간접 투자하는 식으로 자금을 집행한다.
특히 이번 롭메이커 인수는 레버리지(차입)없이 전액 자기자금으로 인수하는 것이 특징이다. 부동산 임대수익 등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통상 부동산펀드가 오피스 빌딩 등 국내외 부동산을 인수할 경우 100~200% 가량의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경우 이자비용으로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2009년 세워진 롭메이커는 영국 런던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빌딩 중 하나로 총 22층, 5만2183㎡ 규모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로 꼽히는 이 오피스 빌딩에는 맥쿼리, 미츠비시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장기 마스터리스 형태로 입주해 있다. 90%가 넘는 임대율을 기록하고 있어 연 6% 내외의 임대수익률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한화생명과 악사, 징코트리가 공동투자에 나선 것은 보다 효과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려는 서로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외 기관 및 국부펀드들은 글로벌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 수익률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부동산 등 대안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한화생명은 앞서 지난해 8월 영국 런던 금융업무지구인 씨티의 우드 스트리트에 있는 국제법률회사 에버셰즈 본사 건물은 250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징코트리도 지난해 영국 런던의 드레이퍼스 가든빌딩과 맨체스터 엔젤 스퀘어빌딩을 사들이는 등 해외 부동산 및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하지만 단독으로 투자에 나설 경우 자금부담 때문에 좋은 물건을 확보하기 힘들고, 자칫 포트폴리오 리스크도 커질 수 있어 공동투자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번 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덩치가 큰 국부펀드나 기관이라도 8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자금을 한 물건에 투자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공동투자는 이 같은 부담을 줄이면서 좋은 물건을 제 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동투자를 계기로 이들 트로이카의 향후 투자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세 곳 모두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데다 해외 부동산 투자 의지도 강해 롭메이커 인수처럼 연쇄적인 ‘빅딜’ 성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징코트리의 자금처인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의 외환보유액은 총 3조3000억 달러(약 3630조원)에 달한다. 또 프랑스 최대 보험그룹인 악사의 총 자산은 1조4300억 달러(약 1573조원), 한화생명의 총 자산은 685억 달러(지난해 말 기준 약 75조3000억원)을 각각 기록 중이다.
업계관계자는 “공동투자로 관계가 형성된 만큼 정보를 공유하며 추후 비슷한 딜에 또 다시 공동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유럽 최대 부동산시장인 영국 외에 다른 국가에 대한 투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