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연간 이자만 2000억..연내 1.4조 확보해야

동양, 연간 이자만 2000억..연내 1.4조 확보해야

심재현 기자
2013.09.24 13:44

동양레저·인터내셔널 CP 물량 부담…"계열사 매각 서둘러야"

동양그룹이 자금난 위기를 넘기려면 올해말까지 매달 평균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이달에만도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이 2000억원을 넘는다.

24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동양(966원 ▼19 -1.93%)·동양레저·동양시멘트(17,350원 ▲2,080 +13.62%)·동양인터내셔널·동양파이낸셜대부·동양네트웍스 등 동양그룹 6개사가 발행한 CP(기업어음)와 전자단기사채 1조1182억원 가운데 올해 만기 물량은 1조296억원에 달한다.

동양과 동양시멘트,동양네트웍스가 발행한 회사채 1조1820억원 가운데 동양 회사채 2254억원도 연내에 만기를 맞는다. 여기에 10%에 육박하는 금리로 연간 갚아야 할 이자 2000억원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확보해야 할 자금이 1조4000억원에 달한다.

당장 이달말까지 905억원 규모의 동양 회사채를 포함해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동앙파이낸셜대부의 CP와 전자단기사채 등 209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다음달에는 동양레저가 발행한 CP와 전자단기사채 2000억원과 동양인터내셔널의 CP와 전자단기사채 2662억원 등 4883억원을 만기 상환해야 한다. 오는 11월과 12월에도 각각 3623억원, 1954억원의 만기 물량이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이달말부터 동양의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양은 오는 30일 돌아오는 905억원의 회사채 만기물량 가운데 606억원은 지난달 발행한 회사채 조달자금으로 마련해놓은 상태지만 나머지 자금은 오는 26, 27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회사채 조달 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때는 기관투자자 주문이 적으면 발행주관을 맡은 증권사가 미매각 물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지만 동양은 주문이 들어온 만큼만 발행하는 모집주선 방식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청약 결과가 좋지 않으면 다른 자금으로 만기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CP와 전자단기사채 발행 물량이 많은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에 대해서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양레저의 경우 올해 안으로 4344억원, 동양인터내셔널은 5144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은 지난해말 이미 완전자본잠식된 상태다.

더구나 동양레저는 2011년 중순부터 계열사인 동양파이낸셜로부터 만기 30일 이내의 단기 자금을 연 8.5~9.3%의 금리로 조달해 만기차입금을 돌려막고 있다. 동양레저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현 회장의 아들인 승담씨가 지분 30%와 20%씩을 보유해 그룹 출자구조상 정점에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경우 그룹 경영권까지 흔들릴 수 있다.

자금 위기가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지만 은행권이나 정부의 지원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미 은행권 차입금이 5000억원, 제2금융권이 8000억원 수준으로 추가 담보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금융당국도 이달초 일찌감치 CP 만기 물량 등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 대주주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오리온그룹이 자금지원 불가 입장을 밝힌 뒤 현재까지 채권단도 추가 자금지원에 부정적인 기류를 내비치고 있어 남은 방도가 거의 없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동양그룹에 여신을 지원해 CP 상환과 회사채 차환발행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해본 적이 없다"며 "현재 동양그룹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유일한 해법은 그동안 미뤄왔던 동양파워 지분과 동양매직 등 계열사 매각을 서둘러 마무리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다만 그룹 위기가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제값을 받긴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 한 관계자는 "헐값에라도 넘기겠다는 의지가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 회장은 그동안 계열사 매각 과정에서 몇차례 계약 성사 직전에 매각가가 낮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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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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