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임원회의서 '투자자 보호' 연일 강조… 내달초 동양매직 매각 1200억 유입 '숨통'
"동양그룹을 믿고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산 투자자나 고객한테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매일 주재하는 사장단 회의나 임원회의에서 매일 빼놓지 않고 강조하는 말이라고 회사 관계자가 26일 전했다. 현 회장은 "회사의 입장보다는 투자자 보호가 더 중요하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하루 빨리 유동성을 확보해 투자자 피해를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동양그룹은 하루하루 피 말리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905억 원)다. 동양그룹은 일단 내부 보유자금과 지난 달 발행한 회사채 자금으로 차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일 만기 도래하는 CP 상환 자금은 초단기물 CP를 추가 발행해 충당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동양그룹 주요 5개 계열사가 발행한 CP와 전자단기사채, 회사채 만기는 오는 12월16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돌아온다. 매일 돌아오는 만기 규모는 200억 원 안팎에 달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다음 달 초 (주)동양 가전사업부인 동양매직 매각이 완료되면 자금사정에 숨통이 다소 트일 수 있다는 점이다. 동양매직을 인수하는 KTB PE 컨소시엄은 기금과 보험사, 공제회, 캐피탈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동양그룹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인 동양네트웍스도 이 컨소시엄에 600억 원 규모로 참여해 동양매직 지분 30%를 확보한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오는 30일 동양네트웍스의 지분 취득이 완료되고 컨소시엄 지분 구성이 끝나면 다음 달 초쯤 1200억 원의 자금이 들어온다"며 "동양매직 매각 자금이 유동성 위기 극복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그룹은 이와 별개로 보유 자산 유동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동양그룹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최대 1조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ABL(자산유동화대출) 등을 성사시키려면 제3자의 신용보강이 필요하다.
동양그룹은 신용보강을 거부한 오리온그룹 외에 몇몇 기업과 금융회사들과도 복수로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양파워(삼척화력발전소), 동양시멘트, 동양증권 등 핵심 계열사의 경영권 보호보다는 유동화 성사에 방점을 찍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가장 빨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은 보유자산을 통으로 묶어 이를 기초로 대출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협상 상대방과 구체적인 조건을 맞춰가며 최대한 빨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