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지배구조 '막다른 길' 현 회장 경영권 놓치나

동양 지배구조 '막다른 길' 현 회장 경영권 놓치나

심재현, 박진영 기자
2013.09.28 06:20

자금난에 빠진 동양그룹이 구조조정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현재현 그룹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그룹의 자금조달 창구인동양증권(5,190원 ▼200 -3.71%)지분 매각 카드까지 꺼내들며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만기가 돌아오는 CP(기업어음)가 집중된 동양레저의 청산 가능성이 커 지배구조 고리가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동양레저 못 지키면 지배고리 끊겨= 26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의 지배구조 중심에는 동양레저가 있다. 현 회장이 동양레저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고 동양레저는 그룹 지주사 격인 ㈜동양(966원 ▼19 -1.93%)의 지분을 36.25% 갖고 있다. 현 회장은 동양레저가 보유한 ㈜동양 지분과 자신이 직접 보유한 ㈜동양 지분 4.45%로 그룹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구조다.

㈜동양은 지분 100% 자회사로 동양인터내셔널을 두고 있고동양시멘트(17,350원 ▲2,080 +13.62%)지분 54.96%와 동양파워 지분 19.99%도 보유하고 있다. 또 동양인터내셔널은 동양시멘트와 동양증권 지분을 각각 19.09%, 19% 갖고 있다. 지배구조상 가장 아래에 있는 동양파워 지분은 동양이 보유한 지분(19.99%) 외에 동양시멘트(55.02%)와 동양레저(24.99%)가 나눠가진 상태다.

종합하면 '현 회장→동양레저→㈜동양→동양인터내셔널→동양시멘트→동양파워→삼척화력발전소'와 '현 회장→동양레저→동양증권'의 그림이 그려진다. 동양레저가 흔들리면 동양증권은 물론, 알짜 계열사로 연결되는 ㈜동양에 대한 지배력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동양레저의 자금상황이 벼랑 끝에 몰린 상태라는 점이다. 지난해말 이미 동양인터내셔널과 함께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데다 올해 안에 돌아오는 CP와 전자단기사채 규모가 3500억원에 달한다. 동양그룹이 발행한 CP와 전자단기사채, 회사채 가운데 올해 만기분(1조2000억원)의 30% 비중이다. 당장 오는 30일 만기를 맞는 CP 100억원을 넘기면 다음달에 2150억원, 오는 11월 1260억원 규모의 CP 만기가 돌아온다.

시장에서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계열사로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을 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양인터내셔널의 경우 올해 5145억원 규모의 CP와 전자단기단채 만기가 돌아온다.

◇ 자구노력 지지부진…채권단 지원 여전히 부정적= 상황이 급박하지만 동양그룹의 자금조달 여건은 그다지 진척이 없는 상태다. 당초 오는 30일 만기 회사채 차환용으로 이날 발행 예정이었던 650억원 규모의 ㈜동양 회사채마저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무산되면서 없는 주머니를 쥐어짜내야 할 판이다.

자금난 우려가 커지면서 동양파워 등 알짜 계열사 매각 가격도 줄하락하고 있다. 동양그룹은 최대 1조원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매수하겠다고 나서는 데가 없다. 시장 한 관계자는 "갈수록 가격이 떨어질 게 뻔한데 동양이 원하는 가격이 사겠다는 데가 있겠냐"고 말했다. 업계에서 동양파워보다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하는 STX에너지가 매물로 나와있는 상태라는 점도 동양파워 매각에 걸림돌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동양증권 매각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동양증권의 대주주인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법원이 부채 상환 자금 마련을 위해 동양증권 지분 매각을 결정할 가능성이 큰 만큼 미리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 회장도 최근 임직원들에게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동양시멘트나 동양증권 등 알짜 계열사의 지분을 팔아서라도 부채를 상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증권은 자기자본이 1조3000억원에 달하는데 시가총액은 3300억원 수준인 만큼 매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다만 우리투자증권 매각이 겹쳐 있어 역시 제값받기가 쉽지 않다.

이르면 이달말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되는 동양매직 매각이 성사된다고 해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긴 힘들다. 매각 대금 2500억원 가운데 부채 상환에 들어갈 700억원을 제외한 1800억원이 ㈜동양으로 들어오지만 동양네트웍스가 출자한 600억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그룹에 들어오는 자금은 1200억원에 그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추가 지원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금융권 여신이 물려있는 ㈜동양과 동양시멘트에 대해서는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쪽으로 태도가 다소 누그러졌지만 다른 계열사는 여전히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동양과 동양시멘트가 지원을 요청한다고 해도 다른 계열사를 돕기 위한 목적일 경우 검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사재 출연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너 일가의 희생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채권단도 선뜻 지원을 나서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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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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