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CP 회사채 피해자 집단소송 나설 채비

동양 CP 회사채 피해자 집단소송 나설 채비

조성훈 기자
2013.10.01 09:16
서울 중구 수표동 동양그룹 사옥. /사진=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 중구 수표동 동양그룹 사옥. /사진= News1 유승관 기자

막다른 골목에 몰려왔던 동양그룹이 30일 전격적으로 계열사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사태를 막지 못한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확산되고 있다.

동양그룹은 그동안 계열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투기등급인 (주)동양과 동양인터네셔널, 동양레저 등 계열사 CP(기업어음)와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여기에 투자한 이들은 99%가 개인들이다. 기관들은 진작에 위험을 감지하고 투자를 피했기 때문에 부실채권에 둔감한 투자자들만 높은 이자율에 현혹돼 수렁에 빠진 것이다.

앞서 동양그룹은 지난해 이후 CP나 회사채 등 시장성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부채비율이 1200%를 넘어서며 정상적인 기업운영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연이율 8~9%대 채권을 발행해 하루하루 연명했다. 물론 은행 여신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최고경영진이 주채권은행 선정 시 금융권과 당국의 구조조정 압박 등 간섭을 받을 것을 우려해 이를 피했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되면 채권은행들이 재무구조를 살펴 부실하다고 판단될 경우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는 동양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은행권 여신이 5000억원 정도로 적어 그룹이 나락에 몰린 상황에서도 거래관계가 없는 은행들이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 어려웠던 것.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가 떠안게 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그룹 발행 CP는 1조 800억, 회사채는 8800억원 규모로 투자자는 모두 4만 1000여명에 달한다. 지난 99년 대우사태 이후 최악의 개인투자자 피해가 예상된다.

동양증권 창구를 통해 판매된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발행된 CP는 4586억원 규모로, 투자자수는 1만 3000여명에 달한다. 또 동양증권판매 회사채는 8725억원 규모로 투자자수는 2만 8000여명이 넘는다. 99%이상이 개인투자자다.

법정관리 신청으로 투자자는 대부분 원금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상 법정관리시 법원이 투자자의 과실평가와 상계규모를 결정하는데, 통상 투자자 채권 회수율은 10~20%선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경고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본잠식에 빠진 부실기업이 수년간 CP와 회사채로 운영자금과 만기채무 상환을 위해 '돌려막기'를 해온 상황에서도 당국이 수수방관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자들이 문제 삼는 불완전판매 논란 역시 동양그룹이 핵심계열사인 동양증권을 앞세워 투자부적격 등급 채권을 무리하게 남발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당시 동양증권으로부터 투자위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월 금융투자업 규정을 개정해 계열사가 발행한 투자부적격등급 유가증권 인수를 제한하기로 했지만 이를 내달 24일부터 시행하도록 6개월간 유예한 것도 동양 측에 시간만 벌어준 셈이라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제2의 동양사태'를 막기 위해 재무구조개선약정 제도를 손질해 채권단 관리 기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이 역시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비금융사인 채권 발행사에 대해서는 권한이 없어 동양증권에 대해서 지난 4년간 3차례에 걸쳐 조사했다"면서 "(투기등급 채권판매를) 하루아침에 시정할 수 있었으면 즉시 했겠지만 규정개정에 시간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정부차원의 뾰족한 구제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반발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미 1000여 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금융소비자원을 중심으로 피해자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규모 집단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의 불완전판매신고센터에도 관련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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