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의 빈자리, 채권혼합형 펀드가 채운다

ELS의 빈자리, 채권혼합형 펀드가 채운다

정인지 기자
2015.09.24 03:27

중위험·중수익 대표 상품으로 자리잡아

국내 펀드 시장에서 채권혼합형의 약진이 눈에 띈다. 1%대의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으면서 안정적인 상품을 원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가연계증권(ELS)으로 쏠렸던 자금도 유입되고 있다.

23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일반형)에는 4조7598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해 연간 순유입액 9382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기준 금리가 1%대로 하락해 예금에서 마땅한 수익을 낼 수 없자 채권혼합형 펀드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혼합형 펀드는 증권사보다는 은행에서 판매 증가세가 가팔랐다. 은행권의 채권혼합형 펀드 판매 잔고는 지난해 말 3조1765억원에서 지난 7월말 6조4963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은행의 채권혼합형 펀드 판매 비중도 34%에서 43%로 10%포인트가 뛰었다. 증권사도 판매 잔고는 증가했지만 은행의 공격적인 판매 증가세에 판매 비중은 58%에서 51%로 크게 낮아졌다.

안정적인 성향의 자금이 넘어오면서 성장주보다는 주로 가치주 전략을 사용하는 펀드들이 인기를 얻었다. 올 들어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채권혼합형 펀드는 KB가치배당40자C(1조2853억원), KB퇴직연금배당40자C(6699억원), 메리츠코리아C(6346억원) 순이다. 상위 3개 펀드가 절반 이상의 자금을 흡수했다. 이들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5~7% 수준이다.

채권혼합형 펀드는 보통 채권 투자 비중이 60~70%지만 80~90%로 늘린 펀드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4월에 출시된 KB가치배당20자A는 반년만에 2843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올해 1월과 4월에 나온 NH-CA Allset모아모아15A,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201A도 각각 1000억원씩 자금이 집중됐다.

이들 펀드의 설정후 수익률은 0.46~2.78%로 주식 비중 40%의 펀드보다는 낮지만 7~8월 급락 장에서도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범광진 KB자산운용 리테일본부 부장은 "예금 자금을 뺀 사람들은 기대 수익률이 2~3%로 낮다"며 "예금 금리보다 1%만 더 수익을 내주면서 안정적으로 운용해주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지수 쏠림 현상에 주가연계증권(ELS) 선호도가 낮아진 점도 채권혼합형 펀드의 성장을 돕고 있다. 채권혼합형 펀드에는 지난 7월에만 1조1296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는데 이는 ELS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활용됐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의 급락기와 겹친다. NH-CA자산운용 관계자는 "채권혼합형 펀드가 중위험·중수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며 "저금리 시대에 채권혼합형 펀드는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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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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