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하락 원인으로 ETF 지목되자 국내시장 조사…"국내 ETF 규모 작다"
금융당국이 국내 ETF(지수연동형펀드)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에 나선다. 미국 증시의 하락이 ETF 거래로 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국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국내 ETF 시장에 대한 점검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ETF 상장 및 운영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주 요인으로 ETF가 지목된 바 있다. 최근 ETF에 시중 자금이 급격히 몰리고 있는 한국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지 사전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는 지난 5일(현지시각)과 8일 4% 넘게 지수가 하락하는 등 큰 폭의 등락률을 보였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가 급락의 원인이 ETF에 있다고 분석한다.
톰슨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239억달러(약 26조원)이 빠져나갔고 이중 210억달러(약 23조원)가 ETF에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서는 대규모 ETF 환매가 주가 지수를 하락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본다. 지수 낙폭이 확대되자 ETF 환매가 몰리며 다시 주가를 하락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의 이번 점검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볼 점은 국내 시장에서도 ETF 거래가 주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라 ETF거래가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거래대금은 지난 6일 하루 동안 3조8412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락장이 시작된 지난 1월 30일부터 이달 9일사이에는 일 평균 ETF 거래금액이 2조7000억원을 기록, 지난해 일 평균 거래금액(9700억원)의 2배를 넘었다. 거래량도 1억8400만좌로 지난해의 6700만좌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면 자연스레 ETF로 자금이 몰리게 된다"며 "투자자들이 하락장에서는 레버리지 ETF에, 상승장에서는 인버스 ETF에 투자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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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조정장세가 이어졌던 지난주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펀드에선 자금이 빠진 반면 상승장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펀드에는 자금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일 기준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은 4조1113억원이었고 인버스 ETF는 2조5241억원이다.
다만, 증권업계는 우리나라 ETF의 규모로 봤을 때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ETF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보긴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은 2000조원인 반면 ETF 규모는 40조원이 채 안된다"며 "시가 총액의 2%에 불과한 ETF시장이 전체 시장을 움직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설정액은 지난 8일 기준 37조6621억원이다. 연초보다 2조512억원이 늘었고 전년(24조5243억원) 대비로는 13조원이 넘게 증가했다. 상장 종목 수 기준으로는 아시아 1위, 세계 9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