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은행 이자보다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 '스튜핏!'

[MT리포트]은행 이자보다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 '스튜핏!'

김훈남 기자
2018.05.03 04:00

[잠자는 퇴직연금을 깨워라]퇴직연금, 어떤 상품 가입했느냐에 따라 1년간 수익률 10배 차이

[편집자주] 개인마다 다르지만 매달 수십만원씩 적립되는 퇴직연금은 국민연금, 개인연금과 함께 노후를 준비할 중요한 자산이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가입한 펀드나 주식 수익률은 수시로 확인하면서도 퇴직연금은 방치하고 있는 게 대다수 가입자들의 실정이다. 자신이 어떤 상품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지 조차 모를 정도다 보니 은행 이자보다 낮은 수익률도 빈번하다. 소중한 나의 퇴직연금, 어떻게 운용하면 좋을지 점검해 본다.

#. 메일함을 열어 스팸메일처럼 방치해 놓은 퇴직연금 운용현황 보고서를 열었다. 1년 전 잔액과 지난 1년 동안 매달 넣은 돈을 합쳐 1300여만원이 들어있다는 내용이다. 1년간 수익률은 1.2%. 15만원이 채 안 된다. 사정을 들은 한 증권사 퇴직연금담당자는 "합리적인 투자자가 아니죠"라고 일침을 놨다. 방송가의 유행어 "스튜핏!"이라는 음성이 떠오른다.

금융투자업계 연금 담당자가 말하는 국내 퇴직연금 투자의 가장 큰 적은 '무관심'이다. 퇴직연금은 은퇴 이후 혹은 노후 삶을 지탱할 최후의 보루다. 하지만 가입자 상당수가 '과거 회사에 적립했던 퇴직금을 금융기관으로 옮겨놓은 것' 수준의 관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5년, 10년 회사를 다니며 장기계획 없이 1년짜리 정기예금에 퇴직연금을 적립한다면 '쓰지 않고 모아두는 것'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초 DC(확정기여형) 기준 적립잔액이 1000만원이고 매달 25만원씩 300만원을 적립한다고 가정할 때, 1년 금리 1.5%의 1년짜리 정기예금에 100% 납입할 경우 연간 퇴직연금 수익률은 1.3%다. 원금 1300만원을 굴려 17만404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같은 조건으로 주식과 채권 비중이 8대 2인 TDF(타깃데이트펀드) 상품에 적용해 봤다. TDF는 생애주기별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투자하는 펀드로 가입자 연령을 경제활동이 왕성한 30대에 맞춰 주식비중을 80%로 배분했다. 지난해 코스피, 코스닥 호황에 힘입어 수익은 178만7903원으로 집계됐다. 연간수익률은 13.8%. 정기예금에 전액을 넣은 것보다 10배 넘는 수익이 발생했다.

은행금리보다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한 종목 위주로 구성한 고배당 주식형펀드 상품에 적립했다면 수익금은 151만8929원, 수익률 11.7%를 기록했다. 안정적인 투자성향을 가정, 주식과 채권 비중을 4대 6으로 맞춘 상품에 적용해도 79만1081원(수익률 6.1%)을 벌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기예금 납입 시와 비교하면 4.6배가량 차이 나는 수익률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퇴직연금에 대한 무관심이 지난해 10년 만에 찾아온 증시 상승장에서 수익률을 못 챙긴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퇴직연금 가입자의 현재 나이와 향후 근로 계획, 노후자금이 필요한 시기 등을 고려해 장기적 안목에서 꾸준히 관심을 둬야 하는데 별도의 관리를 안 한다는 지적이다.

박범진 삼성증권 연금사업부 수석은 "장기 자금인 연금 특성을 고려할 때 주식비중이 높고 현금성 자산이 적은 게 정상"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이 가장 적고 현금성 자금 비중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은 "퇴직연금의 목적과 자본시장 상황을 고려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하는데도 무관심한 가입자가 상당수"라며 "원금보장을 우선한다면 정기예금이 아니라 장기 국채와 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고재현 미래에셋대우 연금컨설팅팀 수석컨설턴트 역시 "자본시장을 얼마나 적절히 활용하는지에 따라 수익률이 갈린다"며 "퇴직까지 10년 이상 일한다고 가정하고 적어도 3년 이상 성과를 보고 다양한 펀드에 자산을 배분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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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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