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삼성전자 투자열풍

외국인투자자의 삼성전자 매도세가 거침없다. 삼성전자가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던 지난달 21일부터 전날(18일)까지 외국인은 5조4948억원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가 같은 기간 5조1232억원을 사들이며 주가하락을 방어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전일 대비 2000원(4.39%) 떨어진 4만36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해 9월3일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근본원인은 단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 때문이다. 지난달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한 후 2월 셋째 주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확진자가 급증했다. 전 세계가 추가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걸어잠그면서 경제 전반에 그늘이 드리웠다.
솔스타인 캐피탈의 나딘 터만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현재는 투자가 불가능한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Volatility Index)가 31을 넘어가면 주식 하락을 비롯해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과 채권마저 동시다발적으로 떨어지는데 이날 이 수치가 80을 넘어서면서다.
특히 코로나19로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한국자산 기피현상이 심화됐고 외국인 자금이탈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지난달 21일 이후 외국인은 이달 4일을 제외한 17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순매도행렬을 보였다. 매일 3200억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운 셈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전반에 걸친 현금확보 움직임을 주된 매도이유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 주식만 폭락한 게 아니라 원자재, 금 등 자산시장 전반에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좋지 않아서라기보다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려는 외국인의 움직임이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식에 집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2019년부터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대부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IT 관련주에 집중됐다. 주가가 내려갈 때 IT주에 매도세가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과거 외국인들은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등 패시브자금을 활용한 매수가 많았다. 이번 매도세로 시총 1위로 지수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 타격이 컸던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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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외국 알고리즘 또는 퀀트펀드의 AI(인공지능)가 현금유동성을 위해 기계적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며 "전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매도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이 19일 1300원 선까지 치솟는 등 원화가치 약세도 매도를 부채질 할 수 있는 잠재요소로 지적된다. 최근 달러화는 코로나19로 인한 신용경색 우려에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이진우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외국인이 국내주식을 팔고 해외로 나가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생겨 원달러 상승압력이 작용한다"며 "문제는 단기간에 원달러가 급등하면 반대로 환율이 매도세를 부추기는 '왝더독'(wag the dog)'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가 유가하락, 실물경제로까지 이어진 트리거였는데, 상황이 장기화되면 달러 유동성까지 건드릴 수 있어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모든 위기는 원달러 고점에서 끝이 났다"며 "원화가 강세로 전환이 된 후에야 외국인도 돌아오고 그쯤에 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