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장사 ESG 리스크 대해부] [이달의 ESG 투자전략]

최근 주목받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 탄소중립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 역시 요즘 매력적인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증가하는 반면 기후위기 영향으로 물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면서 물 관련 상품 투자가 ESG 관점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모양새다.
박기현·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다시 한번 물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면서 물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를 소개했다.
이들 물을 매력적인 상품으로 꼽은 가장 큰 이유는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다.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제한적인 반면 인구 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SK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수자원 수요는 최근 100년간 6배 증가했고, 1980년 이후 매년 약 1%씩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가 1900년 약 16억명에서 2019년 기준 77억명으로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결과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쯤 수요량이 공급량을 40%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최근 중요성이 대두되는 기후 변화로 인해 수자원은 점차 고갈되고 있다. 물은 지표면의 70%를 차지하지만 이중 인류가 소비할 수 있는 양은 0.8%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환경오염과 해수면 상승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1도 상승하면 안데스 산맥 유역 주민 5000만명이, 5도 오르면 중국인 4분의 1과 인도인 수억명이 물 부족 사태를 겪는다.
올해 초에는 대만에 기록적인 가뭄이 찾아오면서 TSMC가 공업용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태도 발생했다. 물은 단순히 일상생활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를 비롯한 산업에서도 핵심 소재로 활용되는 셈이다. 요즘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탄소뿐 아니라 수자원 관리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추세다.
두 연구원은 "2015년 UN 총회에서 2030년을 목표로 제시된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17개 목표 중 2개가 수자원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며 "SDGs는 주요 투자기관이 ESG 투자를 위해 참고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물이 ESG 투자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세계 물 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919조원 규모로 2024년까지 연평균 3.4%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반도체 시장(500조원) 대비 2배 수준에 달한다.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이 수처리 관련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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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내에서 마땅한 물 관련 투자상품이 없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근 물 관련 상품을 향한 투자 열기가 이어지면서 수익률이 S&P500 지수를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
두 연구원은 "국내 물 산업은 해외 진출보다 내수 산업에 안주하면서 수출액에 저조하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와 경쟁력을 갖춘 민간기업은 상장이 되지 않았거나 물 관련 산업이 핵심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가장 대표적인 물 관련 상품은 2005년 상장한 인베스코 수자원 ETF(PHO)다. 22일(현지시간) 기준 순자산총액(AUM)은 19억8200만달러로 물 관련 ETF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주로 수도시설, 소재, 수도설비 사업 등 주로 미국 기업 30여곳에 투자하고 있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약 21.76%로 같은 기간 S&P500(17.15%) 지수보다 높다. 최근 물을 향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이 ETF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007년 상장한 First Trust Water ETF(FIW)는 미국에 상장된 음용수와 수처리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물 관련 ETF 중 운용 기간과 규모에서 두 번째로 순자산총액은 13억1200만달러 수준이다. PHO보다 상위 10종목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고 대신 중소형주 비중이 크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20.94%로 역시 S&P500 지수를 상회한다.
인베스코 S&P 인덱스 ETF(CGW)는 주로 전통적인 물 관련 인프라와 장비 등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2007년 5월 상장했고 현재 순자산총액은 약 11억7500만달러다. 전 세계 물 정화·저장·설비 기업에 투자하는 ETF도 인기다. 2007년 상장한 인베스코 글로벌 물 ETF(PIO)가 대표적이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20.5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