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의 축이 '지배구조'(G)에서 '사회'(S)로 넘어가고 있는 것일까.
2021년 한 해 국내 기업들의 ESG 관련 사건·사고를 다룬 뉴스·보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슈는 '직원' '소비자' '노조' 등 사회부문과 관련한 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5년간 대표이사 등 경영진의 불법·탈법 등 지배구조 부문에서의 문제가 ESG 사건·사고 뉴스의 주류였던 것과 달라졌다는 평가다.
21일 AI(인공지능) 기반 ESG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지속가능발전소(대표이사 윤덕찬)가 최근 발간한 '2021 ESG Incident Report'(ESG 사건·사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국내 82개 주요 매체가 보도한 370만여건의 뉴스보도 중 2699개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상장사와 관련한 ESG 사건·사고를 다룬 보도는 2만3419건에 달했다. 조사대상 2699개사 중 623개사(23.08%)에서 ESG 사건·사고가 보도됐다.
2020년에는 조사대상 2374개 상장사 중 474개사와 관련한 1만8260건의 ESG 사건·사고가 보도됐었다. 조사대상 기업수는 13.7%가 늘었으나 ESG 사건·사고 발생 기업 수는 31.4%가 늘었고 관련 뉴스의 수도 29.6% 증가한 것이다.
'E'(환경)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한 기업의 수는 35개에서 65개로 85.7% 늘었다. 'S'(사회) 관련 사건·사고 발생기업의 수는 345개사에서 374개사로, 'G'(지배구조) 관련 사건·사고 발생기업의 수는 291개에서 438개사로 각각 8.4%, 50.5% 증가했다.
기업 수로만 보면 G 부문에서 가장 문제가 많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사 수로 보면 비중은 달라진다. S 부문의 기사 수가 1만5477건으로 가장 많았고 G, E 부문의 기사 수는 각각 7581건, 361건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2020~21년 기간 E 부문의 기사 수가 364건에서 361건으로 소폭 줄고 G 부문의 기사 수가 8832건에서 7581건으로 줄어든 데 비해 S 부문의 기사 수는 1만741건에서 1만5477건으로 38.9%나 늘었다.

지난해 ESG 사건·사고를 다룬 국내 매체들의 보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10대 키워드 중에서도 S 이슈가 가장 많았다. 10개 중 8개가 S 관련 이슈였던 것이다. '직원'(1위) '노조(4위) '노동자'(6위) '안전'(7위) 등 노동관행 및 근무환경과 관련한 이슈가 자주 언급됐고 '고객'(3위) '서비스'(8위) '소비자'(10위) 등 소비자 관련 이슈도 다수 비중을 차지했다. '공정거래위원회'(2위)와 같은 불공정 거래관행 관련 화두도 있었다.
2019년만 해도 ESG 사건·사고 관련 10대 키워드에서 대다수가 G(지배구조) 이슈였다. '대표' '분식회계' '횡령' '임원' '배임' '사장' '뇌물' '공시' 등 이슈가 10대 이슈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노조' '직원' 등 S(사회) 관련 키워드는 2개에 불과했던 것이다. 2020년에도 '대표' '경영승계' '임원' '배임' '금융감독원' 등 지배구조 관련 키워드 7개가 10대 이슈의 상위권을 차지했고 사회 관련 이슈는 '직원' '공정거래위원회' '안전' 등 3개에 불과했다.
환경 부문에서는 종전 '기후변화' '화학물질·오염 사고' 일변도에서 '자원낭비' '생물다양성 침해' 등과 같은 이슈가 새로 부각되는 점이 주목할 점으로 꼽혔다. 사회 부문에서는 공급망 내 근무환경, 사업장 안전보건 위반, 불공정관행, 소비자 문제 등 ESG 리스크가 대두되는 점이 2021년 부각됐다. 아울러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도덕성' 관련 리스크가 높아진 점이 눈에 띄었다.
기업집단별로는 현대차그룹이 12개 상장사 중 11개에서 ESG 사건·사고가 부각됐다. S 부문 중에서도 공급망 리스크와 관련한 보도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16개사 중 13개사) 롯데(11개사 중 8개사) CJ(8개사 중 6개사) 포스코(6개사 중 5개사) 등 그룹들도 전체 상장사 중 ESG 사건·사고가 많았던 그룹으로 꼽혔다. 수년째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져 왔던 삼성그룹을 제외한 롯데·CJ·포스코 모두 소비자 문제나 불공정 관행, 공급망 리스크 등 S 이슈가 주요 ESG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는 점이 공통점이었다.

비상장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교통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리스크 점수가 가장 높은 3개사로 꼽혔다.
독자들의 PICK!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는 "지속가능발전소가 분석을 시작한 2016년 이후 2020년까지 5년 연속으로 횡령, 뇌물, 주가조작, 분식회계 등 지배구조의 '도덕성' 이슈와 관련한 '경영진'이 매년 가장 많이 언급된 ESG 키워드였다"며 "2021년 전체 2만3000여 ESG 사건·사고 기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3대 키워드가 모두 사회 부문에서 차지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