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은 '인생역전의 꿈'이 있는 곳이다. 그것은 주식시장이 '계층간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증권맨 김 부장(49)은 개미 투자자다. 그가 운좋게 2023년 주식투자로 1억원 수익을 냈다고 가정하자. 김씨는 새롭게 도입된 금융투자소득세로 공제금 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수익에 대해 22% 세금(1100만원)을 내게 된다.
하지만 김 부장은 1억원을 벌기 위해 매일 단타를 치며 거래세·수수료 등으로 900만원을 지출했다. 투자로 운좋게 1억원을 벌었지만 2000만원이 세금·수수료로 나간 것. 김 부장은 서울 나홀로 아파트 5억원 전셋집에 살고 있다. 김 부장같은 개미 투자자는 대한민국에 수두룩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한다"며 주식·펀드·채권 등 양도소득에 대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 1월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일명 '부자증세'다. 그런데 김 부장은 부자일까, 중산층일까, 서민일까.
금투세를 둘러싼 논란은 많다. 금투세가 시행되면 연말에 5000만원 공제를 맞추기 위한 매물이 쏟아져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비과세 적용받는 외국인과 과세형평성도 논란이다. 과세당국과 증권사, 투자자까지 그야말로 모두를 힘들게 하는 반기 원천징수 방식은 말할 것도 없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한국주식 투자 동기가 줄어 장기적으로 시장에 '재앙'이 될 거란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개미가 화난 이유는 이런 논란 때문이 아니다. '부자증세' 프레임을 쓴 금투세의 과세 대상 다수가 김 부장같은 중산층이어서다. '부자 증세'보다는 '중산증, 서민 증세'에 가까워서다. 부자만 주식시장에서 5000만원 이상 수익 내란 법 있는가. 그 중에는 당연히 계층의 사다리를 오르는 서민도 있을 것이다. 부자가 아닌, 평범한 동학개미들이 격렬하게 반대하는 이유다.
"소득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은 옳다. 좌파와 진보가 지향하는 통합, 재분배, 정의를 구현하는 사회도 옳다. 지금의 자본주의 사회에 '기회의 평등'을 구현하는 것은 중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주식시장은 계층의 사다리를 뛰어넘는 중요한 통로로 기능해왔다.
'부자 증세'와 '부의 재분배'를 하려면 수십억원대 부동산, 수백억원대 주식을 가진 진짜 부자에게 증세해야 한다. 법과 공공정책은 김 부장처럼 서민에 가까운 개미가 '사회적, 경제적 울타리를 뛰어넘도록' 도와야 한다. 금투세는 진보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