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버스, 사업구조 재편에 주목하는 시장 "숫자보다 체질변화 긍정적"

크레버스, 사업구조 재편에 주목하는 시장 "숫자보다 체질변화 긍정적"

반준환 기자
2025.11.14 17:03

청담어학원 THE OPEN 런칭…2026년 가시적인 성과 나올 듯

2025년, 학령인구 감소와 사교육 시장 포화라는 거센 파도 속에서 국내 교육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치르고 있다. 교육기업 크레버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브랜드 시너지와 교차 수강 확대를 목표로 단행했던 합병은 기대와 달리 시장의 반응이 더뎠고, 브랜드 경쟁력 약화와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기획과 실행 간 간극이 발생하며 실적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2025년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이 시기가 단순한 '부진의 시기'가 아니라 2026년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의 과정이었음을 알 수 있다. 브랜드의 전면적인 리뉴얼, 재무구조 개선, AI 기반 신사업 추진까지. 크레버스는 2026년을 '성장 모멘텀 강화'의 원년으로 삼으며 다시 한 번 시장의 중심으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김진빈 크레버스 부사장을 만나 현안과 청사진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 부사장과 일문일답.

-2025년 크레버스 실적이 부진했다는 평가가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학원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크레버스(10,740원 ▲60 +0.56%)는 브랜드 간 교차 수강을 확대하여 영어와 수학을 함께 학습할 수 있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사교육 시장의 포화 속에서 크레버스는 브랜드 간 교차 수강생 증대를 위한 오가닉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시행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예상을 밑돌았다.

이후 크레버스는 단기 매출 확보를 위한 가격 경쟁이나 프로모션에 집중하는 대신 브랜드 본질적 경쟁력 회복, 또한 커리큘럼이 학생에게 제공하는 '학습 경험'의 본질부터 재설계하는 근본적 접근을 택했다. 브랜드 영향력, 커리큘럼의 교육 효과, 학생 경험의 질적 개선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브랜드 전반을 리뉴얼했고, 이를 통해 각 브랜드가 담당해야 할 역할과 학습 단계별 포지션을 명확히 구분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됐지만,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경쟁력과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실제 브랜드별 어떤 변화가 이뤄졌나. 청담어학원부터 설명해달라.

▶핵심은 전면적인 '브랜드 리뉴얼'이다. 단순 로고 변경과 같은 보여주기 식이 아닌, 각 브랜드의 체질을 시장의 니즈에 맞게 완전히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청담어학원은 지난 20여년 간 ESL 기반의 영어 사고력, 표현력 역량을 축적해 왔다. 생성형 AI의 도입과 함께 사고력 기반 고급 문해력 중심으로 교육 환경이 빠르게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올해 초 입시 영어 전문 브랜드 'THE OPEN 청담어학원(이하 THE OPEN)'을 런칭했다. THE OPEN은 청담이 강점을 가져온 ESL 학습 체계를 EFL 입시 영역에 접목해 △정시·수시 대비 고급 독해 △특목·자사고 내신 △사고력 기반 문해력 커리큘럼을 런칭했다.

런칭 당시에는 빠듯한 일정으로 인해 커리큘럼의 완성도를 타협할 수밖에 없었으나 현재는 핵심 커리큘럼과 학습 시스템의 완성도를 확보하며 시장 확장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청담어학원은 2025년 겨울학기부터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THE OPEN의 본격적인 확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브랜드 안착과 운영 안정성 확보,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회복과 성장 동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프릴 알파와 CMS 영재교육센터도 변화가 있었나

▶에이프릴 알파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성향과 수준을 정밀하게 반영하는 맞춤형 학습 플랫폼으로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했다. 수업 구조 개편을 통해 학습 효율성을 높이고, 일률적인 모듈 제공이 아닌 학생별 필요한 영역을 선택해 집중할 수 있는 개별 학습 모듈을 도입해 학습 경험의 질을 높였다. 또한, 저학년 위주 수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최상위권 학생들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차별화된 심화 프로그램을 신설해 '프리미엄'이미지를 강화함으로써 상위레벨 흡수가 가능하도록 포트폴리오 상단을 보강했다.

CMS영재교육센터는 '사고력 수학'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하며 오프라인 중심 학습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아왔다. 다만, 이러한 이미지 탓에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온라인 교육의 경쟁력이 약하고 교과 수학과는 거리가 있다"라는 인식이 존재했다. 크레버스는 이러한 인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고력 중심 커리큘럼을 교과 수학과 연계해 단계별 학습 로드맵을 새로 설계했다. 온 오프라인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학생의 학습 진도와 이해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구조로 개편했다.

기존 오프라인에 머물던 사고력 수업을 온 오프라인 통합교육으로 확장하고, 명확한 교과 과정 로드맵을 구축함으로써 사고력과 스쿨 커리큘럼의 연결 라인을 명확히 했다.

특히 CMS영재관은 최상위권 학생을 위한 심화 교육 브랜드로, AI 시대의 인재교육에 맞는 수학, 과학 영재 양성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올림피아드, 경시대회, 특목고,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전문 브랜드로 성장, 대치동을 비롯한 핵심 교육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처럼 각 브랜드별로 브랜드 영향력 분석, 커리큘럼 설계, 학생 경험이라는 축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시행해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 회복과 차별화된 포지셔닝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브랜드 리뉴얼 외에 신사업 투자도 주목하는 전문가들이 있는데

▶올해 자체 개발한 AI 영어 에세이 자동평가 솔루션 '허밍고(HUMMINGo)가 대표적이다. '허밍고'는 미국 교육과정의 공통핵심기준(CCSS)을 기반으로 학생의 영어 글쓰기를 자동 첨삭, 피드백하는 시스템으로 학원에서는 첨삭 인건비 부담 완화, 강사 입자에서는 효율적인 첨삭 지도, 학생 입장에서는 즉시 받는 피드백으로 학습효과 극대화가 가능하다.

현재 청담어학원과 에이프릴어학원 일부 캠퍼스에서 운영 중이며, 퓨리오사AI와의 MOU 체결도 진행했다. 퓨리오사AI와의 MOU는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채점, 진단, 개인화 추천 등 운영효율과 러닝데이터의 가치를 높여 에듀테크를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닌, 향후 B2C 구독형 AI 학습서비스, B2B 교육기관 솔루션, 해외시장 진출을 바탕으로 미래의 핵심 수익 모델로 육성할 계획이다. AI 자동평가 솔루션 허밍고는 회사 비용 효율화에 더해 신사업 매출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대적인 투자가 재무건전성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나.

▶재무구조의 선제적 개선은 모든 사업 재정립의 전제라고 할 수 있다. 크레버스는 투자와 재무건전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했다. 단순히 외형 확장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기 위한 '선순환형 재무 기조'를 병행한 것이다.

올해 1월 발행한 영구교환사채(EB)는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제표 개선과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자금 기반을 마련하고, 신규 브랜드 런칭과 AI 에듀테크 개발 등 중장기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 이어 6월에는 약 480억원 규모의 부동산 매각을 완료하고 차입금 약 300억 원을 상환했으며, 그 결과 부채비율은 2024년 말 390%에서 2025년 3분기 기준 257%로 개선됐다.

이는 단순한 재무수치 개선을 넘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본연의 교육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구조조정이다. 한편, 회사 내부적으로도 경영 효율화를 위해 오랜 기관 고착화된 조직 구조를 새롭게 정비하며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지난 6월말에는 CMS에듀 창업자인 이충국 부회장이 사임하는 의사결정이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CMS에듀의 성장 및 상장에 기여함은 물론 크레버스와의 합병 이후에는 크레버스 대표이사 역할까지도 수행했던 크레버스의 개국공신이었다. 이는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닌 변화의 시점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어려운 결단이었다.

이렇듯 크레버스는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을 동시에 추진함으로써 성장과 안정이라는 두 축을 균형있게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당기순이익 개선은 물론 '배당주'로서의 체력 확보를 통해 재무적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재무구조 개선은 단기적인 손익보다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과정이며, 안정적 재무 체력을 바탕으로 교육 본연의 경쟁력에 더욱 집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크레버스의 2026년 청사진은

▶크레버스는 2026년을 성장 모멘텀 강화의 해로 보고 있다. 그 동안 브랜드 리뉴얼, 커리큘럼 혁신, 재무구조 개선의 결과가 2026년 봄학기 (2026년 3월)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핵심 브랜드인 청담어학원은 기존 1만 9000명 수준이던 재원생 수를 약 47.4% 증가한 2만 8000명 수준으로 목표를 설정, 겨울학기와 봄학기 모객에 그 어느때보다 집중하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새로운 브랜드 가치 전달을 통해 개선된 커리큘럼과 학습경험이 시장에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결과다. THE OPEN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영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학생 및 학부모의 신뢰를 다시 확보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수학 부문에서도 CMS영재교육센터, 영재관을 중심으로 AI 인재 육성 영재교육 로드맵을 완성해 영어, 수학 두 핵심사업 간 시너지 극대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매출 성장세를 회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 수익 구조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계획이다.

2025년의 선제적인 재무구조 개선은 향후 배당 가능 이익과 현금 흐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기반이었다. 2026년에는 성장 모멘텀과 내실 경영이라는 두 축을 균형있게 추진해, 실적 회복은 물론 성장주의 잠재력을 보여드릴 계획이다. 청담어학원의 2026년 봄학기 목표 재원생 2만 8000명은 무모한 수치가 아니라, 지난 시간 준비했던 브랜드 리뉴얼과 커리큘럼 재정비로 확보한 실질적 경쟁력에 대한 확신에서 나온 것이다. 청담어학원이 본래 지녔던 프리미엄 영어교육 브랜드로서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며, 이는 곧 크레버스 전체의 성장 모멘텀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전 임직원과 강사진 모두가 이 목표를 향해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제약을 뛰어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를 성과로 보여주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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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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