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LP 징검다리 플랫폼 벤처넷, 업계 표준 될까

벤처기업·LP 징검다리 플랫폼 벤처넷, 업계 표준 될까

김창현 기자
2025.12.17 08:55

벤처투자시장은 양적·질적 성장을 하고 있지만 시장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백오피스 인프라는 여전히 미진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예탁결제원의 벤처투자 백오피스 플랫폼 벤처넷이 대안으로 꼽힌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벤처투자시장 운용회사는 2020년 262개사에서 지난해 439개사로 68% 늘었다. 같은 기간 신규투자금액도 8조1000억원에서 11조9000억원으로 47% 증가했다. 피투자기업수와 투자건수도 각각 24%, 37% 확대됐다.

시장 성장 속도에 비해 관련 인프라 개선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처투자 시장 외형은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백오피스 업무는 여전히 팩스, 이메일, 퀵서비스 등 디지털과 동떨어진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비효율과 관리 부담이 크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정책 환경도 벤처투자 시장에 우호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벤처 투자 활성화를 제시했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향후 5년간 150조원 자금이 첨단전략산업 관련 생태계에 투입될 예정이다. 벤처기업들 사이에서는 대규모 자금 유치 기회가 도래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퇴직연금을 통한 벤처투자 허용 논의도 본격화하며 대규모 민간 자금 유입 가능성도 커진다. 업계에서는 벤처투자 시장이 한단계 도약하려면 자금 운용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표준화된 백오피스 구축이 선결돼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벤처넷은 모험자본 공급을 통한 고용 창출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벤처투자시장 후선 업무 선진화 필요성이 커지며 한국예탁결제원이 벤처업계 백오피스 체계 개선과 증권사무관리 효율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2021년 10월 개시한 플랫폼이다.

하나은행, 농협은행,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NH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총 10개사가 벤처넷 플랫폼을 사용 중이다. 지난달에는 대형운용사인 포스코기술투자가 참가해 이목을 끌었다.

벤처넷 참가자들은 벤처캐피탈과 신탁업자 간 투자조합재산 운용지시를 전달하고 벤처기업 투자명부 관리와 권리증서 온라인 발급 등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업계 특성상 투자정보 외부유출을 기피하는 경향 탓에 벤처넷 참여를 망설이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자산운용시장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펀드넷의 성공 사례가 벤처넷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이 2004년 도입한 펀드넷은 표준화된 데이터와 메시지를 바탕으로 금융투자업계 전반의 의사결정 과정을 효율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4년 펀드넷 구축 이후 운용지시 건수는 421만건에서 지난해 기준 9억1819만건으로 230배 늘었다. 같은 기간 설정환매대금도 500조원에서 5494조원으로 증가했다.

벤처넷을 활용하면 운용사는 운용지시 내역을 전산문서 형태로 전달할 수 있어 운용지시 절차를 표준화할 수 있다. 신탁업자는 전산 시스템을 통해 업무를 처리해 누락이나 오기, 증서 멸실 등의 위험이 줄어든다. 투자자 재산권 보호도 강화된다. 벤처기업은 주주 지분 변동 내역을 보다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어 벤처투자 시장 전반에서 자금 조달 효율성과 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표세원 포스코기술투자 상무는 "성공적인 펀드 운용을 위해서는 투자 성과와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적 신뢰가 중요하다"며 "벤처넷 참여를 통해 LP(유동성공급자)에게 투명하게 투자재산 보관내역과 집행현황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벤처넷은 거버넌스와 리스크관리 체계를 한단계 높여 주는 전략적 인프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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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김창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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