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방송 시청 '순항', 그러나 유료방송 가구수는 여전히 '아날로그'
경북 울진군은 1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지상파 아날로그방송이 전면 중단됐다. 더이상 KBS와 MBC, SBS의 아날로그 채널이 방영되지 않는다. 아날로그방송 채널 가운데 KBS 1채널에서 '방송중단'을 알리는 안내문구만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울진군민들은 이날부터 디지털방송만 시청할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울진군에서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는 가구 가운데 99%가 이미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디지털 컨버터와 디지털TV를 갖추고 있어서 디지털방송 시청에는 문제가 없다. 방통위는 "디지털전환 지원센터의 민원전화가 1통에 그쳤다"고 밝혔을 정도로, 현재까지는 디지털방송 전환에 따른 군민들의 불편사항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사실 그동안 방통위는 디지털전화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울진군에서 원만하게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 비록 시청인구는 5만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지역이지만, 2012년 12월 31일자로 우리나라 전역에 아날로그방송을 전면 중단되는 시점에 앞서 시범추진되는 곳이니만큼 꼼꼼히 시뮬레이션했다.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울진군, 강진군, 단양군, 제주도 가운데 울진군이 가장 먼저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됐다. 1961년 KBS가 첫 전파를 타며 우리나라 방송역사의 새 장을 열었던 것처럼, 울진군도 아날로그방송을 50년만에 접고, 디지털방송 시대로 접어드는 '분기점'으로 방송역사에 길이 남게 됐다. 10월 6일에는 전남 강진군에도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된다. 11월 3일에는 충북 단양, 2011년 6월에는 제주에서 아날로그방송이 막을 내린다.
울진군이 전면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하는데 들인 비용은 대략 20억원 정도다. 방통위 디지털방송추진단 디지털방송지원과 실무진들은 5개월 전부터 울진군에 상주하면서 거주민들을 상대로 디지털방송에 대해 알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디지털 컨버터나 디지털TV를 구입할 여건이 되는지를 파악하고, 직접 디지털 컨버터를 설치하지 못하는 가구에 대해서는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설치해준 덕분에 디지털방송으로 무난히 전환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시범지역의 전환성공이 전체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울진군만 하더라도 케이블방송 등 유료방송에 기대지 않고 TV로 지상파를 직접 시청할 수 있는 가구수는 1021세대 가운데 4%에 불과했다. 나머지 96% 가구는 디지털컨버터나 디지털TV를 설치하지 않아도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를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화질은 디지털방송만큼 선명하지 않다.
디지털방송 전환은 단순히 화질개선을 위해서만 추진되는 것이 아니다. 일방향 미디어에서 쌍방향 그리고 멀티미디어 방송시대로 한단계 도약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국민의 80% 이상이 디지털방송의 혜택을 보지못한 채 여전히 유료방송을 통해 아날로그방송을 시청하고 있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방송 전환사업은 그 빛을 바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