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女아나운서 죽음이 SNS탓?

[현장클릭]女아나운서 죽음이 SNS탓?

조성훈 기자
2011.05.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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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네티즌들의 비뚤어진 호기심과 무책임한 황색언론, 이를 방치한 포털의 문제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진 한 케이블방송 아나운서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또다시 인터넷이 시끄럽다.

호사가들은 청춘남녀의 스캔들이 비극을 초래했다느니 송씨의 우울증이나 심리적 불안이 원인이니 하며 온갖 분석을 다 내놓고 있다. 이 와중에 언론들은 'SNS 타살설'을 제기한다.

'죽음으로 몬 SNS', 'SNS가 그녀를 벼랑끝으로 몰았다' '신상털고 루머만들고...두얼굴의 SNS' 등 제목도 다양하다.

대부분 송씨의 스캔들이 알려지자 SNS 사용자들이 악성댓글 등 무책임한 말을 쏟아내고 그게 송씨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면서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기계적 결론을 내리고 있다. 또 해외유사사례와 전문가 코멘트까지 들며 SNS 양면성과 자정운동 필요성을 언급한다.

과연 송씨의 죽음은 SNS의 폐해 때문인가? 사실 송씨는 트위터 친구들과 자주 대화를 나눴고 오히려 위로로 삼기도 했다. 그녀 스스로도 트위터에 "응원해준 팬들에 감사하며 그래서 트위터가 참 좋았었는데. 맞팔(서로 팔로윙 하는 것)은 못해도 위로받아 감사하다"고 적었다.

자살암시 글이 남겨졌을 때 '트친'(트위터친구)들은 그녀의 위험을 알리고 구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마음둘 곳 없던 한 젊은이가 다른 동년배들이 그러하듯 SNS에 자신의 일상과 소회를 남겼을 뿐이다.

물론 SNS를 통해 나쁜 소문들이 일부 퍼져나갔을 수는 있다. 그러나 트위터를 포함한 SNS는 어디까지나 소통의 통로이자 도구였을 뿐이다. 많은 이들은 사용자의 악의를 도구의 그것으로 혼동한다.

혹자는 트위터나 싸이월드 같은 것이 없었다면 그녀는 자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궁극적으로 비난받아야할 쪽은 신상을 털어내며 각종 소문과 악플을 양산한 일부 네티즌들의 삐뚤어진 호기심과 이를 아무런 죄책감없이 확대 재생산해온 황색 언론, 그리고 한 개인이 인격살해를 당할 때까지도 사태를 방치한 포털에 있는 것은 아닌가.

스캔들이 알려지자 송씨가 트위터에 남긴 글들은 네티즌들에 의해 각종 블로그에 퍼져나갔고, 가십을 쫒는 황색언론들에 의해 온갖 자극적 제목이 달린 채 하나하나 빠짐없이 기사화됐다.

포털은 관련기사를 주요 뉴스로 밀어올리며 클릭경쟁을 부추겼고 네티즌들의 악성댓글과 게시글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정치인이나 유명인의 인권침해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던 포털은 별 유명할 것도 없는 한 아나운서의 인격살인에는 침묵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송씨가 작성한 게 아니라며 삭제한 싸이 글을 그녀가 사망한 지금까지도 자랑스레 자신의 블로그에 담아두고 있다. 스스로의 야만성을 드러내며 고인을 2번 죽이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자문한다. SNS를 통해 루머가 흘러갈 수 있지만 그것을 확대재생산한 것은 누구인가? 유명인과 연예인들을 팔로윙하며 '감시'해온 것은 누구인가? 모두가 공범이다. 언론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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