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최시중-종편CEO의 '설익은' 만남

[현장클릭]최시중-종편CEO의 '설익은' 만남

신혜선 기자
2011.06.21 14:47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지난 20일 저녁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사장들간의 회동이 구설수에 올랐다.

명분은 최 위원장이 산업 분야별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연장선상. 하지만 이날 모임은 이미 이런저런 '오해'를 받고 있다.

그간 최 위원장이 업계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오찬이나 저녁 만찬은 비공개로 진행했다. 하지만, 대변인이 배석해 대화내용을 거른 후 기자들에게 사후에 브리핑하는 형식을 취했다.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허심탄회한 대화가 어렵기 때문에 비공개 로 하되 방통위 최고 수장으로서 만나는 공식 자리 인만큼 대화 내용을 공개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방통위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모임은 그야말로 '이상한 회동'이었다. 방통위는 다음날인 21일에도 어떤 대화내용이 오갔는지 밝히지 않았다. 출입기자들에게 참석자들이 '손을 잡고 있는' 사진 한 장을 달랑 보냈을 뿐이다. 기자들이 자료와 브리핑을 요청하자 "특별히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하더니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부랴부랴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 따르면 종편 및 보도PP CEO들은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정상화 및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최 위원장은 "유료방송 요금정상화, 유료방송 시장의 결합상품(KT OTS) 판매, 프로그램 사용료 분배 등 유료방송 업계가 직면한 문제들의 합리적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아이디어를 제안해 달라"고 했다. 또 신규 종편 및 보도P 채널배치에 대해서 최 위원장은 "자율협상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민 입장에서 논의가 진해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참석 CEO들이 '업계 현안' 사안에 대해서 어떤 요구나 건의를 했는지 포함돼있지 않다. 채널배정 문제나 광고영업 방식, 제작인프라 지원 등이야말로 예비 방송사들에게는 현안 문제 아닌가. 이들이 최 위원장을 향해 차질 없는 방송 개국을 위해 필요한 사안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당연한데 그런 대화는 없었다는 것이다.

사업 시작을 위해 필요한 제도 및 정책 건의라면 당당히 공개해야 한다. 고용창출 등 새 방송사업자 선정의 주요 정책 목표가 제대로 실현될 것인지, 최 위원장은 이들에게 '사업 추진 현황'에 대해 물었어야 한다. 이 모두는 언론에 공개돼야하고, 정당성을 평가받으면 되지만 방통위는 우왕좌왕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저녁 장소에 모여든 기자들을 향해 "2기 방통위 출범 이후 관련분야를 돌아가면서 만나고 있는데 오늘도 그런 자리다. 오늘은 보도 종편PP 차례여서 만난거다"라고 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오늘은 정책적인 대화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 고생하는 현장의 얘기를 듣고 격려 위로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취지 자리"라고 말했다.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있다. '업계 애로 사항 청취'라는 이름으로 아직 사업도 시작하지 않은 예비 방송사 CEO들과 "특별히 브리핑할 것 없는" 대화를 나눈 최 위원장의 행보는 '종편 특혜'에 이어 '밀실 행정'이라는 '오해'를 살 수밖에 없다. '오해'를 자처한 방통위가 이런 평가를 그저 서운해 할일만은 아닌 거 같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