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렙 오락가락…광고시장 어쩌나

미디어렙 오락가락…광고시장 어쩌나

강미선 기자
2011.10.12 05:00

민주당, 비판 여론에 "종편 미디어렙 포함" 재번복…SBS 자사 렙 설립 구체화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법안이 3년째 표류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면서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종합편성채널(종편)의 미디어렙 위탁에 대해 민주당이 '의무 위탁-3년 유예-의무 위탁'으로 입장을 재번복하고 여야가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사이 방송사들의 독자 렙 설립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11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종편의 미디어렙 위탁을 3년간 유예하자고 제시했던 안을 철회했다.

최근 한나라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1공영 다(多)민영', '종편의 미디어렙 위탁 3년 유예' 절충안을 내놨지만 반발이 거세지자 기존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디어법의 국회 협의 과정에서 우리당 의원이 제안한 협상안에 대해 언론의 걱정과 지적이 있다"며 "미디어법 관련 민주당의 근본원칙, 1공영 1민영체제를 확실하게 확립해 종편도 미디어렙 속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칙을 관철하는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양보를 받아내는데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민언련을 비롯한 관련 단체 노조들과 충분한 협의·합의과정을 거쳐서 협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야가 미디어렙 절충안을 내놓는 과정에서 민주당은 기존 당론에서 대폭 후퇴한 안을 내놔 종편에 혜택을 주는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5일 열린 국회 문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민주당은 종편의 미디어렙 편입을 원칙적으로 주장하면서도 종편이 신생 매체임을 감안해 2년에서 최대 3년까지 편입을 '유예'할 것을 타협안으로 제시했다. 기존 당론이던 '1공영 1민영'도 '1공영 다(多)민영'으로 바꿔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언론·시민단체는 "한나라당 보다 더 못한 안"이라며 "'1공영 다민영'은 각 방송사에 광고 직거래를 할 렙을 다 퍼주자는 얘기로 제작·편성과 광고판매를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과 경계가 무너진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방송광고 독점판매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8년 11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이후 3년 가까이 대체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당 법이 효력은 잃은 가운데 현재는 행정권고를 통해 지상파방송사가 계약을 코바코에 위임한 상황. 하지만 종편 등장을 계기로 이런 틀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SBS의 지주회사인 SBS홀딩스는 독자 미디어렙 설립을 계획하면서 최근 코바코에 공문을 보내 자사 미디어렙 설립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코바코는 "미디어렙 법 제정 이전에 법에 의하지 않은 회사를 통한 광고 판매는 방송광고거래 질서의 붕괴를 초래해 중소방송사의 존립기반을 위협한다"며 협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코바코가 자사 렙 설립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미디어렙 법안 자체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강제할 수단이 없다.

종편의 위탁 여부를 놓고 여야 입장차가 커 미디어렙 법안이 당장 절충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법안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 종편의 광고 직거래 길을 터놨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종편이 뉴스보도 등 영향력을 내세워 직접 광고수주에 나설 경우 지역·종교방송, 지역신문 등 취약매체는 타격을 받는다.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이미 지역언론은 더 나빠질 게 없을 정도로 '마른수건'이나 마찬가지"라며 "12월 개국 예정인 종편이 이미 광고 영업에 나서고 있는데 각 방송사들이 자사 렙을 두고 규제를 벗어나 영업을 하게 되면 광고시장은 더 혼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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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기자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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