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신년기획]스마트폰 2천만 시대, 모바일 혁명 '제2의 벤처 열풍' 기회
지난 1999년 설립된 벤처기업 새롬기술은 '다이얼패드'라는 인터넷전화로 8개월만에 가입자 1000만을 돌파하며 인터넷전화(VoIP) 열풍을 일으켰다. 당시 다이얼패드는 혁신적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수익창출에 실패하고 결국 야후에 매각됐다.
흥미로운 것은 현재 당시 다이얼패드 경영진들이 야후를 퇴사해 구글의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구글보이스'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결국 이땅에서 스카이프와 같은 글로벌기업의 싹을 틔웠음에도 키워내지는 못한 셈이다.
새롬뿐 아니다. 2000년대 들어 우리가 최초로 상용화하고 원천기술을 확보한 서비스와 제품은 즐비하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오늘날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의 원조격인 아이러브스쿨이나 싸이월드, 한때 세계시장을 호령하던 MP3의 거장 아이리버(당시 레인콤), 아이폰보다 앞선 스마트폰의 원조 삼성 '미츠(MITs)', 4세대 통신기술인 '와이브로' 등 열거하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대부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 명멸했고 상당수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장미빛 청사진만 난무했을 뿐 수익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았고 체계적인 정부차원의
지원시스템도 마련되지 않은 결과다.
지난 10년, 대한민국 IT는 희망과 좌절이 점철된 시기였다. 특히 2000년대 초반 벤처붐은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다. 대기업 중심의 고도성장을 거듭해오던 우리에게 벤처열풍은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할 '엘도라도'와 같았지만 종국엔 신기루로 끝났다.
물론 2000년대 벤처열풍이 남긴 자산도 상당하다. 많은 기업들이 벤처버블이 꺼지고 업계가 정리되자 그제서야 제 가치를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다. 오늘날 NHN과 다음, 엔씨소프트, 넥슨 등이 거대 기업이 그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당시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사장된 기업들과 기술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하다. 특히 우리가 원조격인 기술들을 해외기업들이 벤치마킹해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낸 것을 한숨만 쉬며 바라보는 경우도 적지않다. '잃어버린 10년'이 회자되는 이유다.
10년이 지난 지금 '스마트폰 발 제 2의 벤처붐'이 조성되고 있다. 과거 웹과 SW가 동인이었다면 이제 소셜네트워크와 모바일이 새롭게 가세했다. 젊은이들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창업에 나서고 있고 카카오톡과 같은 일부기업은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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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우리가 만든 앱들이 즐비하다. 세계 최고수준의 유무선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에다 순식간에 2000만명을 넘어선 스마트폰 사용자 기반, 세계적 하드웨어 제조사의 존재가 한국 모바일산업의 토양을 비옥하게 바꾼 것이다.
일각에서는 10년전 벤처붐을 떠올리며 낙관론과 함께 비관론도 제기한다. 그러나 묻지마식 창업과 투자가 이뤄진 과거와 달리 벤처버블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긴데다 각종 창업 노하우와 네트워킹을 보유한 이들이 참여하면서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제 김범수나 장병규, 천양현, 권도균 등 성공한 1.5세대 벤처기업가들이 투자자이자 멘토로서 참여하는 것도 긍정적 변화다.
사회적으로도 삼성과 LG, 현대 등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산업체질 개선을 위해서 구글, 페이스북같은 IT기업들을 육성해 글로벌IT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톡 의장은 "모바일 벤처의 미래는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일 수 있으며 모바일이 사회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향후 1~2년 정도가 모바일 시장에서 우리기업들이 도약할 마지막 기회다. 과거의 패착을 되풀이해서는 곤란하다. 산업계와 정부, 정치권이 모두 머리를 맞대야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엔젤투자를 비롯한 벤처생태계 선순환구조 형성을 위해 정부가 더욱 군불을 때야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벤처환경은 한번 실패하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없는 환경"이라면서 "10년만에 찾아온 스마트 벤처붐을 과거처럼 거품으로 날려버리지 않도록 실질적인 산업 지원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