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LGU+·KCBA "KT 필수설비 조직 분리해달라"…KT "우리만 의무사업자 억울"
'KT의 필수설비 제공'을 둘러싸고 KT와 SK브로드밴드 등 후발 유선통신사업자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필수설비는 건물과 가정에서 사용하는 초고속인터넷망을 깔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광케이블, 통신용 관로, 전주 등을 말한다. 지난 2000년부터 의무제공사업자(KT)가 여유분을 후발사업자들에게 돈을 받고 임대해주는 제도가 운용돼왔다.
방통위가 개방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관련 고시(필수설비 공동활용제)를 개정하려자KT(52,100원 ▼200 -0.38%)가 반발하면서 사업자간 이해가 충돌한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및LG유플러스(14,420원 ▼60 -0.41%),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등 경쟁 사업자들은 7일 방통위에 아예 "KT 필수설비 운영조직 분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KT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방통위는 오는 9일 최종 공청회 후 조만간 개정안을 확정한다는 입장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3년전 이슈 'KT 필수설비 분리' 왜 다시?

방통위는 지난 12월 KT 필수설비 공동활용제 고시에 대해 의무제공 설비 범위와 표현을 명확히하고 설비제공 규모도 보다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개정안을 마련했다. KT-KTF 합병인가 조건이었던 이 제도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방통위는 1월 시행을 목표로 고시개정 입법예고까지 했다. 하지만 "시장상황을 무시한 차별적 규제"라는 KT의 반발에 막혀 3개월째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시설공사 업체 관계자들이 사업자 대리전을 펼치며 공청회에 몰려오는 아수라장이 연출되기도 해 빈축을 샀다.
이런 와중에 경쟁사들이 아예 'KT 필수설비를 맡고 있는 조직 분리'를 요구하고 나선 것. 고시개정을 무력화하려는 KT에 맞서 방통위를 압박하고자 하는 카드로 풀이된다.
이들은 공동 건의문에서 "조직이 분리되면 설비제도가 활성화돼 투자가 확대됨은 물론 대 고객 서비스의 경쟁이 촉진 돼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경쟁소외지역의 역차별 해소, 이용자 요금인하 등 소비자 편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구조분리'된 별도의 공기업을 설립해 이미 운영하고 있고, 영국과 이탈리아, 스웨덴 등은 설비관리 및 임대조직이 동일한 회사지만 기능상 완전히 분리된 '기능분리' 형태로 운영돼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이들 3사는 KT와 KTF의 인가조건에 대한 실효성 확보차원에서 이행점검 기간을 연장해줄 것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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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KT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구조 분리는커녕 방통위 고시 개정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며 계속 반발하고 있다.
KT는 "EU 등 대다수 국가와 달리, 전용회선 시장점유율이 경쟁사와 차이가 없는데도 해외와 동일한 규제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통신 3사 모두를 필수설비 의무 제공사업자로 지정해야한다"고 맞섰다. KT 관계자는 "KT에만 필수설비 의무를 강화하는 것은 특정 재벌 사업자의 투자비용을 줄여주려는 재벌 특혜지원정책"이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3개월 표류 고시개정, 방통위 '썩은 무'라도 자르나
KT 주장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KT가 의무제공사업자로 지정된 것은 시장 지배력과는 상관없이 관로, 전주, 케이블 등 필수설비를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고시개정안은 그간 유명무실하다시피한 필수설비 공동활용제에 실효성을 담보하자는 취지로, 설비조직 분리에 대한 업계 논관과는 무관하게 고시 개정작업을 일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고시 개정 의지를 재차 밝혔다.
하지만, 재수정된 고시 개정안은 당초 방통위가 구상한 개정안에서 다소 후퇴할 것이란 전망이다.
관로·광케이블 예비율 축소폭이 애초안보다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기존 고시 기준이 명확치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방통위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일이었지만 KT 반발에 절충안이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