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패 연구자 패자부활 '룰' 정했다

정부, 실패 연구자 패자부활 '룰' 정했다

류준영 기자
2013.08.04 12:46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미래부 '연구개발 재도전 기회제공을 위한 가이드라인' 발표

연구개발 재도전 기회 제공을 위한 가이드라인
연구개발 재도전 기회 제공을 위한 가이드라인

#미국 3M사는 초강력접착제 개발에 실패했지만, 이 연구과정 중 접착력이 약하고 끈적이지 않는 접착제를 발견하고는 후속 연구를 진행해 '포스트잇'을 개발했다.

만일 3M사가 이 연구과정이 당초 목표에 부합하지 않아 실패한 연구로 덮었다면 현재 사무실에서 편리하게 떼고 붙이는 메모장 포스트잇은 세상에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앞으로 정부가 국가 R&D(연구개발) 사업에서 실패하더라도 성실하게 수행한 사실이 인정될 경우 연구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고, 재도전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일 '제2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를 열고 '연구개발 재도전 기회제공을 위한 가이드라인(안)'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가 R&D 사업에서는 목표달성에 실패할 경우 연구비 반납 및 연구 참여 제한 등의 책임이 부과됐다. 이 때문에 도전적인 연구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실패 경험 또한 사장돼 버리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 R&D 사업에 부분적으로 성실수행 인정제도가 운영돼 왔지만, 구체적인 기준 및 방법 등이 정립되지 않아 연구계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이번에 발표한 '평가기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연구과정의 성실성과 연구과정에서 도출한 가치 측면 등 1-2단계 평가로 진행된다.

1단계에선 주로 목표 미달성 사유와 연구수행 및 과정의 적절성을 검토하며, 2단계에선 결과물의 파급효과와 후속 연구 기여도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김꽃마음 미래창조과학부 연구제도과장은 "시장의 미성숙이나 정부정책·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았는지, 연구목표 도출 실패 후 1회 이상 재시도 했는지, 연구진행과정을 입증할 초기·수정모델, 실험데이터 등 유무형적 발생물이 있는 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구과정에서 도출한 가치를 평가해 후속연구에 도움을 주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경우엔 다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재도전의 기회가 부여된다"고 덧붙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의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해 해당 분야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성실수행평가단'을 운영한다.

아울러 제재조치 면제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연구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연구실패와 관련한 내용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연구자들에게 공개하고, 만일 별다른 성과없이 반복적으로 실패를 하는 연구자는 향후 연구과제 선정시 고려토록 했다.

실패를 극복한 성과에 대한 보상체계도 마련한다. 실패했지만 재도전을 통해 성과를 창출한 연구자에겐 포상하고, 우수하고 가치있는 실패사례를 선정해 사례집도 발간할 예정이다.

정부는 새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각 부처에서 지정·운영하는 '혁신도약형 R&D사업'부터 1~2년간 시범적용한 후 19개 부처에서 수행하는 주요 R&D사업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박항식 미래부 과학기술조정관은 "성실실패 가이드라인은 추격형에서 선도형의 R&D로 전환하는데 필수적인 새 연구관리시스템"이라며 "성공적으로 정착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