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 대박 실리콘밸리 투자가, 한국펀드 만든다

'애니팡' 대박 실리콘밸리 투자가, 한국펀드 만든다

실리콘밸리=유병률 특파원
2013.11.28 08:54

윤필구 빅베이신캐피탈 대표

윤필구 빅베이신캐피탈 대표 /새너제이=유병률기자
윤필구 빅베이신캐피탈 대표 /새너제이=유병률기자

“한국시장은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넓고 기회가 많습니다.”

국민게임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에 초기에 투자해 큰 돈을 벌었던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투자가가 한국의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한국 펀드를 만든다.

주인공은 윤필구(40) 빅베이신캐피탈 대표. 그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VC) 월든인터내셔널 이사로 근무하던 2010년 선데이토즈에 투자해 애니팡 신화에 일조했다. 당시 소셜게임인 징가가 실리콘밸리에서 크게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이와 유사한 모델의 선데이토즈를 발굴한 것.

실리콘밸리의 IT소식을 한국에 전하는 인터넷 미디어 ‘테크니들(techNeedle.com)’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 윤 대표는 “한국의 초기기업에 투자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만큼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시켜, 실리콘밸리 대형 VC의 후속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별 안드로이드 앱스토어 매출을 보면 한국이 미국보다 많습니다. 물론 iOS까지 합치면 미국이 많긴 하지만 한국시장도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죠. 한국인들이 인식을 못할 뿐입니다. 인구밀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좋은 제품을 만들면 파급 속도도 엄청납니다."

그래서 윤 대표가 하려는 것은 한국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초기투자를 해서 이후 실리콘밸리의 본격적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 것, 이른바 외자유치이다.

“정부와 많은 창업가들이 글로벌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데, 유행처럼 ‘나도 한번 도전해보겠다’는 식으로 덤빌 일이 아닙니다. 팀 역량이나 아이템이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고, 비즈니스 차원에서 필요성이 있을 때 진출하는 게 옳다는 겁니다. 창업가들 등 떠밀어서 실리콘밸리에 나가게 할 생각은 없습니다. 오히려 실리콘밸리 VC 자금과 노하우를 한국 스타트업에 가져와 접목시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비즈니스 차원에서 글로벌 진출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기도 쉬워지고요.”

윤 대표가 조성중인 펀드규모는 1200만달러(약 130억원). 이미 실리콘밸리 VC 두 곳, 대만의 VC 한 곳, 그리고 실리콘밸리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했다. 그는 15개 정도 한국의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각 5억~10억원씩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회사구조를 실리콘밸리 회사처럼 만들려고 합니다. 계약할 때부터 영문으로 작성하고. 이사회의 역할이나 기업 지배구조를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봐도 매력적일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죠.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 VC의 투자를 받으려면 때로는 대표와 이사들이 언성을 높일 수 있을 정도의 이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들 기업이 성장하면 실리콘밸리의 대형 VC에 소개하고, 그러면 더 큰 규모의 후속 투자가 가능해지는 것이죠.”

아직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실리콘밸리 VC의 관심은 그렇게 높지 않다. 그래서 윤 대표는 “성공사례가 나와야 한다. ‘누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더니 성공했더라’ 이런 이야기가 실리콘밸리 바닥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내가 하려는 것은 이런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유학생 출신인 윤 대표는 스타트업에서도 일했고 실리콘밸리 대형 VC에서도 일을 해본, 실리콘밸리의 한국계 VC로서는 흔치 않은 이력이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졸업하고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전자공학 석사학위를 했다. 이후 반도체 캐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일하다가 와튼스쿨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한 뒤, 2008년부터 인텔캐피탈과 월든인터내셔널에서 VC 생활을 시작했다. 월든에서는 한국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현재 한국은 창업을 하려는 젊은이들은 많아졌지만,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들이 부족하다. 또 상당수 한국 VC들이 창업가들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경영을 함께하려는 노력이 떨어진다"면서 “한국 스타트업이 성장하는데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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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률 부국장겸 티타임즈 에디터

안녕하세요. 티타임즈 유병률 부국장겸 티타임즈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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