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마, 잼있네예." 30년전 '과학상자'의 부활

"아이고마, 잼있네예." 30년전 '과학상자'의 부활

부산=류준영 기자
2014.11.04 05:42

[르포]'18회 대한민국 과학창의축전' 가보니…고무줄로 수학도형 만들고 과학도 'DIY'시대

미래 자동차를 직접 만든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사진=한국과학창의재단
미래 자동차를 직접 만든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사진=한국과학창의재단

"아이고마! 오랜만에 해보니까 참 잼있네예."

3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과학체험전시행사인 '제18회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 주로 초·중·고 학생들 위주인 행사에 등산복을 입은 '아줌마 부대'가 몰렸다. 부산 남구 용호동에 산다는 김모(56)씨는 "어릴 적에 그거 있다 아이가, 그 뭐꼬, 과학상자, 그래 그거 만드는 재미 좋았다 아이가, 와따! 옛날 생각나네"라며 즐거워했다.

전시장 한 켠에는 '과학상자'를 30년 이상 제작해온 제일과학이 부수를 마련해 손님을 맞았다. 부스 운영자는 "스마트폰 때문에 이런 완구 만드는 시장이 완전히 쪼그라들었다"며 "예전 같지는 않지만 지금은 학생들 사이에 '다이'(DIY, do-it-yourself) 열풍이 불어 그나마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겨울 문턱인 11월, 아이들의 놀이·학습문화를 휩쓴 트렌드는 때 아닌 '80·90년대로 회귀'였다. 이는 정부가 창조경제 핵심인력 양성을 위해 강력하게 추진중인 '무한상상실'과 '과학 공방 프로그램' 등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선 1982년 정부 국책 R&D(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기계연구소와 제일과학이 공동으로 개발한 기계과학 탐구교재인 '과학상자'가 재조명 받고 있다는 점이 매우 특이하게 비춰졌다.

'창의의 바람, 과학의 미래를 품다'란 슬로건으로 올해 18회째를 맞는 과학창의축전 전시장에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코드가 공존하는 이색 분위기가 연출됐다.

주최측은 이번 행사에서 가상의 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스마트폰 AR(증강현실)숍 △항공기 시뮬레이터 체험 △태풍 이동경로 시뮬레이션 △스마트로봇 △초고속 카메라 원격실험 등 부산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첨단기술로 중무장해 축제의 '붐업'을 노렸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아이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끌어올 수 있을 것이란 일종의 노림수였다.

이날 문을 열자마자 학생들이 북적돼 자리가 없던 곳은 '공방형 생활과학교실'이었다. 그곳에는 직접 손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실험재료가 책상위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고무줄 수학도형 만들기, 종이 모형을 통한 구조물 제작 등을 비롯해 과학상자에 있는 실험재료로 수업이 진행됐다.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사진=한국과학창의재단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사진=한국과학창의재단

지도교사는 과학이론과 원리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설명하고, 학생들은 과학상자와 공구를 이용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30년후 미래 자동차'를 만들었다. 현장 인솔자는 "창의력 계발에 중점을 둔 교육방법"이라고 말했다.

참여한 최민서 학생은 "원래 과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 수업을 들으면서 과학에 흥미를 갖게 됐다"며 "여러 체험 행사 중에는 DNA를 모형퍼즐 등으로 직접 조립해 봤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밖에 구글 카드보드 등을 활용해 자신만의 행성을 만들고 태양계를 가상 탐사해 보는 '상상스페이스'도 인기를 끌었다. 아두이노 카를 프로그래밍 및 조종하고 자신만의 행성에서 필요한 성분을 획득하는 '탐험스페이스'에도 아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직접 손으로 만지고, 체험하고, 실수도 하면서 본인 스스로 깨닫는 과정이야말로 창의력 향상에 가장 으뜸가는 학습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과학창의축전은 이날부터 8일까지 엿새간 열린다. 학교, 기업 등 300여 기관·업체가 참여해 410여개 과학체험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