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1일 충청남도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열린 정부3.0 현장 토론회. 이날 토론회는 충남 4개 시·군에서 추진한 정부3.0 우수사례를 발표하고 현장에서 주민과 함께 정책 해결 방안을 찾는 자리였다.
서산시가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마을택시’ 활성화 방안이 주제로 던져졌다. 마을택시란 버스 등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소외지역에 버스요금 수준의 택시 운행을 정기적으로 도입하는 것. 서산시는 특히 노인 인구가 많아 이런 복지서비스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주민 의견을 받는 과정은 방송 퀴즈쇼가 연상될 정도로 열띠고 생생했다. ‘주민참여 정책마당’ 모바일 앱을 통해 참석자뿐 아니라 인터넷중계로 현장을 지켜보는 지역민들이 투표에 참여했다. 마을택시 요금은 얼마가 적정한지, 어느 곳에 가장 먼저 도입하는 게 좋을지 등에 대해 실시간 투표와 집계가 이뤄졌다.
이날 현장에서 모바일 앱을 통해 투표에 참여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500여 명의 지역 주민들 앞에서 ‘오답’을 인정해야 했다. 집계 결과가 정 장관의 의견과 전혀 달랐기 때문. 마을 인구수, 버스정류장과의 거리 등 객관적 지표만 보고 정 장관은 도입해야 할 지역을 골랐지만, 개표결과는 전혀 다른 지역이 압도적 표로 도입 1순위로 꼽혔다.
정 장관은 “이곳에 살지도 않고 마을 구석구석 정서나 상황을 잘 모르는 제가 서류상 정보만 보고 판단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중앙정부 공무원들이 현장을 모른 채 정책을 집행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장관은 “장관인 제가 얼마나 현장과 동떨어진 답을 했는지 여러분도 보셨죠”라고 물은 뒤 “지방자치단체, ‘지방정부3.0’이 중요하고 여러분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박근혜 정부는 정권 출범과 함께 정부3.0을 선언했다. 하지만 정부3.0 성과에 대한 국민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 정부3.0 인지도 조사에서 국민 34%만이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99.5%가 인지하고 있는 것과 괴리가 큰 것이 더 문제다.
개방·공유·소통을 내세운 정부3.0의 시작은 지자체의 주민참여에서 시작된다. 이 날 ‘오답’의 교훈을 보여준 정 장관도, 중앙정부도 이 점을 모르지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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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에 참여한 한 기초 지방자치단체장은 “이미 지자체에서는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민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면서 정책을 발굴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재정 등 중앙정부의 지원이 부족해 실천하는 데 한계가 많다”고 토로했다.
'정부3.0' 3년 차. 주민이, 국민에게 진정 필요한 것을 먼저 찾아내 실제 현장에서 실행에 옮기는, 달라진 정부를 보여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