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5년…25개 과기출연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R&D 사업기간 정해진 근로자, 단순 보조인력 등 절반
2017년 총 9명 불과했는데…2018년 2196명으로 급증
정규직 전환 필요하지만…"선심성 전환 여부 파악해야"

25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최근 5년간 단행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전환 규모가 32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환 규모 절반이 단순 보조인력이거나 단기 연구개발(R&D) 사업이 끝나면 업무가 끝나는 직원들이다. 현재 출연연에선 연구직 1명을 늘리려면 각종 근거를 제시해야 할 정도로 인력 증원이 어려운 실정이다.
18일 머니투데이가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함께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제출받은 '25개 출연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환 규모는 3244명에 달했다. 2017년 전체 9명에 불과했으나 이듬해인 2018년 2196명으로 급증했다. 전년도와 단순 비교하면 244배 늘어난 수치다.

당초 과기연구회는 지난 8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인력이 2500여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원실에서 관련 자료를 요청하자, 전환 규모를 3244명으로 정정했다. 새로 제출한 자료에는 올해 전환 인력도 포함했지만, 총 57명에 불과해 통계상 오류는 사실이었다. 과기연구회는 통계 축소 목적은 없었고, 25개 기관의 통계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생긴 단순 오류라고 해명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7년 7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정부 세금으로 운영되는 출연연은 정책을 이행했다. 전환 규모는 △2017년 9명 △2018년 2196명 △2019년 491명 △2020년 419명 △2021년 129명 등으로 총 324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관련 정책이 첫 실현되던 2018년에는 한 해 2196명(68%)이 전환됐다.
같은기간 신규채용은 이보다 적었다. 출연연 신규 채용은 총 2798명으로 나타났다. 현재 연구자들은 출연연 경쟁력 하락 이유로 우수 인력 확보의 어려움과 연구자에 대한 낮은 처우를 지적하고 있다. 출연연 연구실별로 인력 1명을 늘리려면 인사팀에 연구 계획 등 각종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실정이다. 연구 인력 1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5년간 3200명이 넘는 인력이 직종 상관없이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된 것이다.
25개 출연연 정규직 전환 인력을 살펴보면, 연구직은 절반에 못 미친다. 단기 R&D 사업의 경우, 과제기간 동안에는 기술·행정 보조 인력이 필요하지만 기간이 끝나면 이들의 업무는 없어진다. 정규직 전환 인력에는 이같은 인원을 포함해 시설운영, 청원경찰 등의 인력이 대거 포함됐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제도 취지대로,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무기계약직 등에 대한 전환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단순 보조인력이나 채용 때부터 R&D 과제가 끝나면 업무가 없어지는 근로자까지 정규직화한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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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19년을 제외하면 출연연 절반 이상이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확보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는 한정된 예산에서 출연연 인건비를 나눠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자 처우 개선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윤두현 의원은 "현재 우수 연구 인력 1명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 5년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3200여명이 직종에 상관 없이 일괄 전환됐다"며 "기관별로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확보 방안은 마련했는지, 선심성 전환이나 방만 운영은 없었는지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선 출연연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정부 정책을 이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도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정권에 따라 출연연을 바꾸고 흔드는 구조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