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CEO 비결이요? '평생감사'에 답 있죠"

"최장수 CEO 비결이요? '평생감사'에 답 있죠"

김지산 기자
2016.04.14 08:45

[인터뷰]이성우 삼진제약 사장

이성우 삼진제약 사장이 마포구 와우산로 본사 집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어깨 너머로 '평생감사' 글귀가 새겨진 액자가 걸려 있다./사진제공=삼진제약
이성우 삼진제약 사장이 마포구 와우산로 본사 집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어깨 너머로 '평생감사' 글귀가 새겨진 액자가 걸려 있다./사진제공=삼진제약

"제약업계 최장수 CEO(전문경영인) 비결이요?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성우삼진제약(18,010원 ▲170 +0.95%)사장 집무실에는 '평생감사'라는 글귀가 적힌 액자가 걸려 있다. 책상에 앉으려면 이 글귀를 볼 수밖에 없는데 이 사장은 매일 마음에 새긴다고 했다.

이 사장은 지난 5일 마포구 와우산로 삼진제약 본사에서 가진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감사하는 마음은 인품에서 비롯된다. 능력이 출중하지만 인품이 좋지 않은 사람보다는 능력이 좀 달려도 인품 좋은 사람이 결국 인정받는다"고 말했다.

'감사'하는 마음이 최장수 CEO 비결이라는 말이 와 닿지 않는다고 하자 이 사장은 2012년 약가 일괄인하 당시 일화를 들려줬다. 삼진제약은 약 가격이 20% 안팎 깎여 그해 매출 1857억원으로 8%, 영업이익 173억원으로 28% 감소했다.

이 사장은 "회사가 어려워져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는데 노조위원장이 찾아와 '노조가 연월차를 반납할테니 용기 내시라'고 말했다"며 "직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났고 이 마음은 지금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노사가 뭉치자 삼진제약 실적은 드라마틱한 변화를 맞았다. 지난해 매출 2165억원, 영업이익 36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 삼진제약 노사는 이 사장 취임 이듬해(2002년)부터 임금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 회사가 적정 수준의 인상률을 제시하면 노조가 수용할 정도로 신뢰관계가 깊다.

1974년 삼진제약에 입사한 이 사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6번째 연임을 승인받았다. 2019년 3월까지 꼬박 18년을 CEO로 근무하는 셈이다.

대주주들과 어지간히 끈끈한 관계가 아니면 불가능했을 터. 삼진제약은 1941년생 동갑내기 조의환·최승주 회장이 45년간 동업관계를 유지하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지분율은 조 회장과 최 회장이 각각 12.8%, 8.8%.

이 사장은 "부부 사이에도 오해가 생기는데 대주주들과 놀라울 정도로 생각이 같다. 중요한 일이다 싶어 보고하러 가면 '이 사장 생각이 우리 생각이니 뜻대로 하시라'는 대답만 돌아온다"며 "전문경영인이 100%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건 우리나라에서 삼진제약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진제약은 중견 제약사다. 그러나 알차다. 독특하면서도 잠재력 높은 시장을 노린 신약 후보군을 여럿 두고 있다.

입으로 먹는 안구건조증치료제가 대표적이다. 현재 임상 1상 중인데 2상 계획도 마련했다. 임상2상에서는 안구건조증에 더해 외분비샘 이상으로 침과 눈물 분비가 감소하는 쇼그렌증후군 치료로도 적응증을 넓힐 계획이다.

이 사장은 "먹는 약으로 이 두 가지 질환을 극복한다면 안구건조증 분야에서 세계 최초 경구용 치료제가 되고 쇼그렌 증후군에서는 세계 최초 근원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신약개발 전문회사 임퀘스트와 공동 개발 중인 에이즈 치료제는 국제 에이즈퇴치 비영리기관 IPM 등으로부터 2000만달러(약 230억원) 규모의 연구비 지원을 약속받았다.

이 사장은 "에이즈 예방제는 2014년 7월 겔(Gel) 타입으로 제작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며 "경구용 치료제, 단일 예방제, 복합 예방제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57억원을 썼다. 전년 대비 14% 증가한 규모다. 매출 비중도 처음으로 7%를 넘겼다. 이 사장은 "올해는 30% 늘린 2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것"이라며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실력 있는 연구 인력도 대거 채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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