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걷다 "엄마야!" 꽈당…엉덩이뼈 부러져 사망하는 이유

눈길 걷다 "엄마야!" 꽈당…엉덩이뼈 부러져 사망하는 이유

정심교 기자
2024.11.28 07:00

[정심교의 내몸읽기]

어제오늘 갑작스러운 폭설과 한파로 빙판길 낙상 사고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노년층은 골밀도가 낮고 뼈의 강도가 약해 가벼운 낙상에도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의 도움말로, 골다공증·골절 대처법과 뼈 건강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골다공증 환자 95%는 여성…폐경 후 골절 위험↑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지는 질환으로, 증상이 없어 '소리 없는 도둑'이라고 불린다. 나이가 들수록 뼈의 양이 줄어들면서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커지는데, 특히 폐경 이후 여성에서 호르몬 감소로 인해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국내 골다공증 진료인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05만4892명에서 2023년 127만6222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성별 요양급여 비용 총액을 비교하면 여성이 94.6%(남성 5.3%)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다.

대한골대사학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한국인의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의 발생 및 관리양상에 대해 분석한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 팩트시트(fact sheet) 2023'에 따르면, 50세 이상 성인에서 골다공증 골절의 발생 건수가 2012년 약 32만3800여 명에서 2022년 기준으로 약 43만45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또 50~60대엔 손목·발목 골절이 주로 발생하고, 나이가 많을수록 고관절·척추가 부러지는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 환자 가운데 유독 겨울철에 뼈가 부러지는 사고(골절상)가 잦다. 미끄러운 빙판길도 위협 요인이지만, 두꺼운 외투나 여러 겹 껴입은 옷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민첩성이 떨어지고 근육·관절이 경직돼 사고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넘어지면서 손목·발목을 다치는 건 물론, 심한 경우 고관절·척추도 손상당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조심해야 할 부위가 바로 엉덩이뼈인 '고관절'이다.

고관절 골절은 흔히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을 말하는데, 고관절이 부러지면 체중을 견딜 수 없어져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거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몇 달 동안 누워서 지내야 하는데, 이로 인해 폐렴·욕창·혈전 등 2차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고관절 골절 수술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14.7%, 2년 내 사망률은 24.3%로 분석된다.

고관절 골절은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1년 이내에 25%, 2년 내 사망률은 70%에 달할 정도로 높다. 김상민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한번 발생하면 여성 기준으로 2명 중 1명이 기동 능력과 독립성 회복이 불가능하며, 4명 중 1명이 장기간 요양기관 또는 집에서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게 삶의 질을 저하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고관절 골절 땐 인공 고관절 넣는 수술이 기본

고관절 골절 때 대부분은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고관절의 전자간부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 금속정으로 뼈를 고정한 후 안정을 취하는 치료가 진행된다. 반면에 윗부분인 대퇴경부가 부러지면 인공관절을 넣어야 한다. 뼈가 약해져 나사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혈관 손상이 동반돼 골유합이 되지 않거나 골두(뼈 머리)에 혈류 공급이 끊겨 무혈성괴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신체에서 가장 흔히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는 부위가 고관절이다. 인공 고관절 수술은 고관절을 이루는 두 부분(비구부·대퇴골두), 손상된 물렁뼈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뼈를 넣는 방식이다. 연결부위는 특수한 플라스틱·세라믹으로 끼워준다.

김상민 교수는 "인공 고관절 수술은 과거와 달리 수술 절개 부위도 10~15㎝로 작아졌고, 인공관절면의 소재도 내구성이 크게 개선됐으며, 근육 손상을 줄이고 회복도 빠른 수술 접근법이 개발되면서 고령 환자의 부담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술 1~2일 후부터 발을 딛는 힘이 생겨 걸을 수 있다. 수술 후 환자의 회복률도 높다. 수술 후 1개월이 되면 스스로 30분 이상 평지를 걷고, 3개월이면 웬만한 일상생활은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빙판길에선 보폭 줄이고, 손은 빼고 걸어야

넘어져도 고관절이 부러지지 않으려면 골밀도가 높아야 한다. 골다공증을 막는 4가지 생활수칙이 있다. 첫째,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겨울철 얼어붙은 빙판길을 걸을 때는 평소보다 걸음 속도와 폭을 10% 이상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걸으면 균형을 쉽게 잃어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고, 지팡이·보조기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둘째, 꾸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뼈 강도를 유지하려면 뼈에 자극을 지속해서 주는 게 좋다.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기르고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겨울철 실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 위주로 운동해 혈액순환을 촉진해 관절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며, 근육·인대에 활력을 되찾아주는 게 좋다.

셋째는 고른 영양 섭취다. 뼈를 만들어내는 데 직접적 영향을 주는 칼슘이 많이 든 우유·치즈를 포함한 유제품, 등푸른생선, 콩, 두부, 다시마, 멸치, 건새우 등을 다양하게 섭취한다. 비타민D는 칼슘의 체내 흡수율을 높이고, 칼슘을 뼛속에 저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햇빛에 노출되면 비타민D가 만들어지지만, 비타민D 보충제를 필요할 때 사 먹는 것도 권장된다. 커피·담배·술은 뼈에서 칼슘을 빠져나가게 하므로 줄이는 게 좋다.

넷째는 골다공증을 약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약해진 뼈를 운동·영양만으로는 채우는 데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약제의 도움이 필요하다. 전문가와 상담한 후 적절한 골밀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의학적 상담·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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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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