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취임 1주년 맞은 민정준 화순전남대병원장

"지역 최초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하고 아시아 최고의 암 병원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민정준 화순전남대병원장은 지난 11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아시아 암 진료와 연구의 중심 병원'으로 도약을 천명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암 진료 역량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센터를 통한 연구의 질적·양적 도약을 통해 세계 100대 암 병원 반열에 오르겠다는 포부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1년의 소회는.
▶코로나19(COVID-19)에 이어 의정갈등으로 병원이 큰 어려움을 겪는 시기였다. 하지만, 전남 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노력했다.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고, 전문의 위주의 효율적인 진료 업무 시스템을 갖췄다. 의료진과 행정직 등 모든 구성원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이제 지역을 넘어 '아시아 암 치료 연구 중심 병원'으로 도약을 꿈꾼다.
-암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자랑한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최고 300대 암 병원에 5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기준 116위로 국내 병원 중 8위, 비수도권 병원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된 곳이 우리 병원이다. 수도권 쏠림이 지나친 우리나라에서 '지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제는 해외 환자 비율도 낮지 않은 수준이다. (※ 화순전남대병원은 2008년 호남권 최초로 전담 부서인 국제메디컬센터를 개소해 해외 환자를 유치한 공로로 오는 21일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암 치료에서 두각을 드러낸 배경은.
▶처음부터 암에 집중해 스타급 의료진을 채용했다. 4만9000㎡ 규모의 '치유의 숲'을 구성해 암 환자를 위한 요양 환경을 제공했다. 환자가 병원에 몰리고, 의료진의 실력이 향상해 암 환자가 더 찾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인구 6만명의 화순군에 위치한 병원이 '수도권 큰 병원'과 경쟁할 수 있는 배경이다. 지역 암 환자의 절반(49%)이 우리 병원에 온다. 전체 입원 환자 중 암 환자 비율은 84.2%(2024년 기준)로 현재 규모에서 가능한 최대한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아시아 암 중심 병원'을 천명했다.
▶암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이에 따라 신약과 새 수술법도 지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암 사망률은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지만, 노화·환경오염 등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 만큼 발생률을 낮추기는 쉽지 않다. 지역 거점 병원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국립대병원인 서울대병원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빅5'로 성장했다. 서울에서 거리가 멀어도, 이미 역량을 갖춘 화순전남대병원 역시 충분한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아시아 중심 암 병원'으로 충분히 도약할 수 있다.

-양성자 치료기 도입 추진이 눈에 띈다.
▶대장암, 위암, 폐암 등 주요 암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획득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암 진료 역량을 증명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암 환자에게 양질의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마름이 항상 있다. 지난해 호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최첨단 로봇수술 장비 '다빈치SP'를 도입한 것도 고난도 수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의 방사선 암 치료 경험에 비추어 양성자 치료기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도입 시 국제적인 암 병원으로 도약과 지역 의료 격차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다만, 지역 병원의 한계로 과감한 투자에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중앙·지방 정부와의 협력에 더 많은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아시아 암 허브 도약을 위한 '무기'는 무엇인가.
▶최신의 암 연구 성과를 어느 곳보다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다. 전국 5곳의 바이오 특화단지 중 상급종합병원(화순전남대병원)과 밀접하게 연계된 곳은 전남이 유일하다. 병원과 인접한 국가면역치료혁신센터는 전에 없는 백신·세포치료제를 개발하라는 미션을 갖고 출범했다. 면역과 종양 분야에 국내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연구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병원도 지난해 미래의료혁신센터를 개소하며 한 개 층을 임상시험 전담 공간으로 꾸몄다. 국내 최대규모다. 국내외 대학·기업을 막론하고 백신, 항암제, 면역세포치료제 등 혁신 신약의 연구·임상·사업화를 연계하는 '전초기지'가 될 자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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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 센터는 어디에나 있지 않나.
▶임상시험은 1상, 2상 3상 순서로 진행된다. 가장 대규모의 3상은 주로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인프라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폐암 신약 3상이라면 대기업이 간호사나 약사 등 인력을 지원하는 식이다. 반면 임상 1, 2상은 병원이 인력과 장비를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원활한 진행이 가능하다. 우리는 인적·물적 인프라는 물론 경험도 충분하다.
-어떤 경험이 있나.
▶전남대 의과대학은 전통적으로 의학 연구에 강점을 갖고 있다. 정부 공시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교수 1인당 국제 연구 논문 점수가 전국 4위를 기록했다. 1962년 한국 의사 중 최초로 SCI(E)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한 의사가 전남대 의대 출신 박용희 교수다. 국제적인 명성의 '네이처'에 첫 논문을 낸 이 역시 전남대 의대 1회 졸업생 국영종 교수다. 전통의 '연구 DNA'는 수도권 어느 의대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지난해 서울대, 가톨릭대와 함께 '의사 과학자 양성 대학'에 선정된 것 역시 그 방증이다. 역사적으로 많은 의학적 발견과 진보는 의사 과학자에 의해 이뤄졌다. 미래에도 임상 경험을 가진 의사 과학자는 질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 선봉에 화순전남대병원이 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