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하는 복막투석, 편하고 돈 덜드는데…10명 중 7명은 "몰라요"

집에서 하는 복막투석, 편하고 돈 덜드는데…10명 중 7명은 "몰라요"

박정렬 기자
2025.06.19 13:42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투석 치료 관련 설문 결과 발표
일반인 73%·환자 52% "집에서 하는 투석 들어본 적 없다"
대한신장학회 "재택 투석 관리료 신설 등 정책 지원 시급"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신장학회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급증하는 말기콩팥병, 지속 가능한 치료의 길-재택 복막투석 활성화 정책 방안'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사진=박정렬 기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신장학회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급증하는 말기콩팥병, 지속 가능한 치료의 길-재택 복막투석 활성화 정책 방안'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사진=박정렬 기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말기콩팥병(만성신부전) 환자가 늘고 있지만 일반인의 상당수는 투석 치료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19일 대한신장학회와 공동 개최한 '급증하는 말기콩팥병, 지속 가능한 치료의 길-재택 복막투석 활성화 정책 방안' 심포지엄에서 말기 콩팥병과 투석 치료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18일까지 20세 이상 성인 1184명(일반인 768명, 환자 및 보호자 4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만성 콩팥병은 콩팥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손상된 경우로 병이 진행하면 암 보다도 더 큰 진료비를 부담하는 말기콩팥병에 이르게 된다. 말기콩팥병은 1인당 평균 연간 진료비가 약 2800만원으로 암(약 510만원), 치매(약 380만원)를 훨씬 뛰어넘는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2010년 5만 8000여 명 수준이던 말기콩팥병 환자는 2023년 약 13만 7000명으로 2.3배 증가했고, 이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 부담 역시 가중되고 있다.

말기콩팥병과 투석 치료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사진=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말기콩팥병과 투석 치료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사진=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말기콩팥병 환자는 생명 유지를 위해 투석과 신장이식과 같은 대체요법이 필요하다. 투석은 집에서 시행할 수 있는 '복막투석'과 병원을 방문해 진행하는 '혈액투석'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뉜다. 혈액투석과 비교해 복막투석은 의료비용이 덜 들고 꼭 병원을 찾지 않아도 돼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홍콩의 경우 1985년부터 복막투석 우선 정책(PD-first policy)을 도입해 전체 투석 환자 4명 중 3명 이상이 복막투석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복막투석을 시행하는 환자 수는 최근 10년간 지속해서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5~10년 이내 복막투석이 거의 사라질 것이라 바라보기도 한다. 복막투석에 대한 정보와 교육 부족, 저조한 인지도, 정책적 지원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신장학회가 19일 공동 개최한 '급증하는 말기콩팥병, 지속 가능한 치료의 길-재택 복막투석 활성화 정책 방안' 심포지엄에서 대한신장학회 임원과 환자, 언론인 등이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신장학회가 19일 공동 개최한 '급증하는 말기콩팥병, 지속 가능한 치료의 길-재택 복막투석 활성화 정책 방안' 심포지엄에서 대한신장학회 임원과 환자, 언론인 등이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실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일반인 중 86.2%는 투석에 대해 잘 모른다(들어본 적 있으나 잘 알지는 못한다. 84.9%, 들어본 적 없다 1.3%)고 답했다. 환자 및 보호자도 '들어본 적 있고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60.1%로 일반인 그룹보다 높았지만 '들어본 적 있으나 잘 알지는 못한다'(38.2%)라거나 '들어본 적 없다'(1.7%)는 응답도 39.9%에 달했다.

특히 복막투석에 대한 인식 수준은 현저히 낮았다. 일반인 10명 중 6명(60.9%)이 '혈액투석만 들어봤다'고 답했고 12.6%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모두 처음 들어봤다'고 했다. 환자 및 보호자도 '혈액투석만 들어봤다'(46.6%)거나 '혈액투석·복막투석 모두 처음 들어봤다'(6.3%)는 응답이 52.9%에 달했다.

다만 두 가지 투석 방법에 대한 정보가 균형 있게 제공되면 투석 방법에 대한 선택이 변화할 수 있다고 점쳐진다. 설문조사에서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의 방법, 장단점 등에 관해 설명한 뒤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묻자 일반인의 경우 복막투석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69.8%로 혈액투석(30.2%)보다 높았다. 또 혈액투석 중인 환자의 47.3%도 복막투석으로 변경을 고려해 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비교./사진=질병관리청,대한신장학회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비교./사진=질병관리청,대한신장학회

대한신장학회는 복막투석 활성화가 지역·필수·공공 의료 강화와 건강보험재정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이슈라고 판단한다. 이를 위해 △재택 투석 관리료 신설 △운영 기반 마련 △전문 인력 확보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정표 학회 총무이사는 "복막투석은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환자 중심의 재택 치료 방식"이라며 "재택진료 보상체계 강화와 필수 의료 네트워크·인프라 지원, 전문 인력 확보 등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민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원민 학회 홍보이사는 "복막투석 재택 관리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만성질환 관리 모델"이라며 "재택 복막투석 활성화를 위해서는 학회의 노력과 언론을 통한 국민 인식 향상을 바탕으로 한 정부 당국의 실질적인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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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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