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인제약이 설립 40년 만에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최대 85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책정하고 내달 공모에 나선다. 국내 중추신경계(CNS) 전문의약품 시장 지배력에 기반한 이익창출능력이 강점이다. TV 광고 등을 통해 '이가탄'과 '메이킨' 같은 일반의약품으로 유명하지만, 실제 매출의 대부분(약 86%)은 정신신경용제 전문의약품에 나온다.
다만 전체 매출액에서 국내 비중이 99.7%에 달할 정도로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구조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국내 주요 제약사와 비교해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노력이 다소 부족한 게 아니냔 지적도 극복할 과제로 꼽힌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공모 구조와 일정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한다. 희망공모가밴드는 4만5000~5만8000원이다. 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1530억~1972억원, 기업가치는 6585억~8488억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오는 9월 9~15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같은 달 18~19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받는다.
명인제약의 제시한 최대 기업가치는 8488억원은 지난해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12.4배다. 최근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고려하면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은 아니다. 명인제약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 9.23%를 기록했다. 국내 정신신경용제 전문의약품 1위 기업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신신경용제 전문의약품은 복용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부작용 우려 등으로 시장 진입장벽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안정적인 재무건전성도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은 5606억원, 부채비율은 약 8.9%다. 현금성자산 477억원을 포함한 유동자산은 4054억원이다.
명인제약은 정신신경용제 전문의약품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원료의약품(API) 자체 생산과 의약품 생산 효율성 제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확장, 해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국내 매출 비중이 약 99.7%로 내수 시장에 편중된 사업 구조는 공모시장 투자수요를 엇갈리게 할 수 있다. 또 원료의약품 자체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원재료 수입 비중이 비교적 높아 환율 변화에 따라 수익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명인제약은 원료의약품을 인도와 중국,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수입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입액 중 원재료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51.22%로 절반을 넘는다.
자체적인 신약 개발 역량이 아쉽단 평가도 있다. 명인제약은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유나이티드제약과 보령, 종근당을 비교기업으로 삼았는데, 보령과 종근당은 최근 신약 개발 성과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명인제약은 외부 기술도입(라이선스인)을 통한 개량신약 연구와 장기지속형 주사제 등 신규 약물전달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겠단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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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제약 관계자는 "명인제약의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내수 시장만으로 다른 제약사보다 안정적이고 우수한 성과를 낼 정도로 탄탄한 경쟁력을 갖췄단 의미"라며 "IPO 공모 자금을 CDMO 영역을 확장하는 데 투자하고 글로벌 고객사와 협업을 확대해 해외 매출 비중 상승 및 수출 다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이 많지 않지만, 이는 제네릭(복제약)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이후 신약 개발로 확장하겠단 전략적 선택에 의한 결과"라며 "명인제약은 임상 초기 단계부터 높은 리스크(위험)를 감수하기보다 글로벌 개발사와 협력을 통해 임상 후속 단계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글로벌 신약 개발 회사(Newron)와 협업해 조현병 치료제 '에베나마이드'(Evenamide)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명인제약은 '제네릭–개량신약–CDMO–글로벌 신약'으로 이어지는 다층적인 성장 구조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