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SNS 통해 관세 폭탄 재점화…"내달 1일부터 적용할 것"
현지 생산시설 확보한 셀트리온 등 안도…미확보사 "품목 기준·CMO 허용 여부 등 지켜봐야"
"대미 수출 의존도 낮춘 라인 다변화 등 중장기 전략 마련 기회 삼아야" 목소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차 제약·바이오 분야 관세 압박에 나섰다. 당장 다음달부터 현지 공장을 짓고 있지 않은 기업 품목에 100%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배경이다. 아직 세부 품목 분류와 위탁생산(CMO) 허용 여부 등에 대한 언급이 없어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 주를 이룬다. 다만 이번 기회를 통해 정부와 산업계가 연계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에 대한 필요성도 고개를 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10월 1일부터 해외에서 생산된 브랜드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라며 "미국 내 제조 공장 건설에 착수한 경우(실제 공사가 진행 중)에는 관세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앞서 수입 의약품에 최대 20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예고했지만, 최대 1년 반의 유예기간을 언급하며 국내 업계가 고민할 시간을 줬다. 하지만 이날 갑작스럽게 관세 부과 시점을 앞당기며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상황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의약품은 39억8000만달러(약 5조6000억원)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이 중 94.2%(37억4000만달러)의 비중을 차지할 만큼 미국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이미 현지 공장을 확보한 기업들은 비교적 안도하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 일라이 릴리 생산시설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셀트리온(195,300원 ▼1,400 -0.71%)을 비롯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생산공장을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롯데바이오로직스, 2018년 일찌감치 현지 생산 시설을 인수한 SK팜테코 등이 대표적이다.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하지 않은 기업들의 경우 향후 도출된 세부 내용에 맞춰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이 세부 품목이나 CMO 인정 여부 등에 대해 추가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관세 부과 선언 시점이 1주일도 남지 않은 만큼, 추가 발표를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이 실적 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SK바이오팜(94,100원 ▼200 -0.21%)이다. 엑스코프리 미국 물량은 현재 캐나다 CMO를 통해 수출되고 있다. 다만 회사는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 CMO와의 계약을 확보해 1차적 대응을 마친 상태다. 또 현지 생산 시설을 보유한 SK팜테코 등을 통한 대응 역시 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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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관계자는 "CMO가 아닌 완전한 자사 공장을 기준으로 한다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겠지만, 아직 세부 내용들이 전혀 확정된 것이 없다 보니 좀 더 기다리는 중"이라며 "회사는 이번과 같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미국 생산을 준비해 왔으며, SK그룹의 기확보 인프라를 고려하면 큰 부담이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밖에 바이오시밀러와 보툴리눔 톡신, 백신 등의 품목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기업들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휴젤(243,000원 0%) 관계자는 "품목과 세부 범위 등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은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 내 보툴리눔 톡신 유통사 대부분이 완제품을 수입하는 형태인 만큼, 경쟁 측면에선 모두 동일한 조건이다"고 말했다.
거듭된 미국의 관세 압박을 중장기 대책 마련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중이다. 미국의 자국 중심 무역 기조의 방향성이 확실한 만큼, 대미 수출에 의해 근본적 경쟁력은 흔들리지 않는 환경 구축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세부 기준이 변한다 해도 미국의 관세 정책의 기본 기조에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단기적 대응 보단 중장기 전략 구축이 중요하다"라며 "미국에 치우치지 않은 수출 라인 다변화가 대표적인데 이는 산업계 노력 만으론 불가능한 만큼, 정부는 단기적으로 외교통상 라인을 통해 단기적으로 세부 기준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긴 호흡에서 업계와 함께 고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