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환자 쓰나미처럼 몰려와…심뇌혈관 관리체계 뜯어고쳐야"

"심부전 환자 쓰나미처럼 몰려와…심뇌혈관 관리체계 뜯어고쳐야"

홍효진 기자
2025.11.19 17:05

국회 심장질환 법·제도 공백 해소 정책 토론회
의료계 "심장질환 관리체계 미비…개편 불가피"

 정욱진 가천대 의과대학장(대한심장학회 정책이사)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심장질환 법·제도 공백 해소' 목적의 정책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정욱진 가천대 의과대학장(대한심장학회 정책이사)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심장질환 법·제도 공백 해소' 목적의 정책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심부전·부정맥 등 심장질환 관련 장기·복합적 관리 체계를 개편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왔다. 심장질환이 국내 사망 원인 2위인 질환임에도 현행법상 급성기 질환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심장혈관 질환의 법적 정의가 부족하고 암·응급·외상 등 질환 대비 보장성이 떨어진단 지적이다.

정욱진 가천대 의과대학장(대한심장학회 정책이사)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심장질환 법·제도 공백 해소' 목적의 정책 토론회에서 "급성기 심근경색에 대한 법체계는 비교적 잘 구축돼 있지만 이를 제외한 심부전 등 여러 심장질환군의 정의와 범위는 모호하다"며 "심근경색을 제외하면 모두 '기타 심장질환'으로 분류된다. 국가에서 관련 통계도 제공되지 않아 학회 차원에서 팩트시트를 마련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장질환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2위 질환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심장질환의 사망률은 64.8%로 이 중 27.4%가 심근경색증 등의 허혈성 심장질환, 이보다 더 많은 37.4%가 심부전·심내막염 등의 기타 심장질환으로 집계됐다. 특히 심부전(심장이 손상돼 혈액을 온몸으로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 유병률은 2013년 1.5%에서 2023년 3.4%까지 늘었고 같은 기간 사망률은 8.7%에서 19.6%로 뛰었다.

이해영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대한심부전학회 정책이사)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심장질환 법·제도 공백 해소' 목적의 정책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이해영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대한심부전학회 정책이사)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심장질환 법·제도 공백 해소' 목적의 정책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현재 심장질환은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심뇌법)에 포괄적으로 들어가 있다. 심장질환의 정의조차 명시되지 않았고 국가 정책도 주로 급성기 뇌졸중과 심근경색증에 몰려있다. 2016년 법 제정 당시엔 국가 차원의 심뇌혈관질환 관리체계가 구축됐지만, 2020년 개정 과정에서 부정맥·심부전·뇌동맥류 등 일부 질환을 규정한 조항이 삭제됐다. 당시 '그 밖에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질환'이란 문구도 빠져 질환 관련 법적 근거가 없어졌다.

이에 의료계에선 심장질환의 법적 공백으로 환자 치료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정 학장은 "심장질환 환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60%의 치료비(본인부담률)를 감당해야 한다"며 "올해 국민건강증진기금 예산 3조2517억원 중 심혈관질환 투자 비중은 0.6% 내외로 치매·암 등 특정 질환에 편중돼 있다. 다른 질환이 수천억원을 가져가는 상황에서 고비용·반복 치료가 필요한 심장질환자의 관리 공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영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대한심부전학회 정책이사)는 "국내 심근경색증 사망률은 8.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2%보다 높다"며 "심근경색은 심장이 망가지고 나면 심부전 등 다른 질환으로 관리돼야 한다. 심부전을 잘 관리해야 전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심근경색 입원환자의 3.2%는 입원 중 심부전이 새로 생기며 퇴원 후 1년 내 3.2%가 재발하고 있다. 심근경색 후 심부전이 발생한 환자는 사망률이 두 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장환 좋은삼선병원 심혈관중재시술연구소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심장질환 법·제도 공백 해소' 목적의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배장환 좋은삼선병원 심혈관중재시술연구소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심장질환 법·제도 공백 해소' 목적의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배장환 좋은삼선병원 심혈관중재시술연구소장은 "심부전 환자 증가세에 따라 심부전 전문의를 양성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심장 분과 전문의를 양성할 때 최소 6개월이라도 중증 심부전 환자를 볼 수 있는 교육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심부전 환자는 쓰나미처럼 몰려들고 있는 만큼 국가적 지원 체계를 뜯어고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석민 연세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장(대한심장학회 이사장)은 "급성기 중심의 현 관리체계는 장기·복합적 관리 필요성을 충분히 담지 못하고 있다"며 "고위험 환자를 위한 심혈관중환자실(CICU) 지원 근거도 미비해 전반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재원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관련 지역센터의 지원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지원 수준을 더 넓혀가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의료계에서 밝힌 의료 인프라(기반시설) 지원 및 통계 연구·개발(R&D) 지원 확대에 있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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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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