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28일 서울 기온 최저 -10도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가 발표되면서 강력한 한파가 한반도를 덮쳤다. 이런 날 외출할 때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질환이 '협심증'이다. 문을 나서는 순간 찬 공기에 몸이 노출될 때 심혈관이 갑자기 크게 수축할 수 있어서다. 협심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근경색증·심부전·부정맥 같은 합병증을 유발해 심정지를 거쳐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협심증 위험 신호를 재빨리 알아채야 하는 이유다. 협심증이 나타나는 기전, 유형별 증상을 알아본다.

협심증은 심장에 피를 보내는 혈관인 '관상(왕관 모양) 동맥'이 동맥 경화증으로 좁아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관상 동맥 내부에 콜레스테롤 등이 끼면서 좁아지는 동맥 경화성 변화는 사실상 20대 초반부터 진행한다. 혈관 면적의 70% 이상이 좁아지면 협심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관상 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심근경색증과 달리, 협심증은 어느 정도의 혈류는 유지된다. 이 때문에 쉴 땐 괜찮다가 운동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찬 날씨에 노출될 때, 흥분했을 때처럼 심장 근육의 산소요구량이 상대적으로 늘 때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협심증의 가장 흔한 통증은 '가슴 통증'이다. 환자들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하다', '뻐개지는 것 같다', '고춧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다', '벌어지는 것 같다', '숨이 차다' 등으로 통증을 표현한다. 가슴 가운데·왼쪽에서 압박감, 조이는 통증이 나타난다. 통증이 어깨→ 팔 안쪽→ 목→ 턱으로 퍼질 수 있다. 숨이 참, 식은땀, 메스꺼움, 어지러움, 극심한 피로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운 교수는 "일부 환자는 명치 통증, 속쓰림, 소화불량처럼 느껴져 위장질환으로 오해하기도 한다"며 "일반적으로 통증은 수 분 내로 사라지지만, 20~30분 또는 그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면 심근경색 같은 응급상황일 수 있으므로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28일 경기 용인시 한국민속촌에 설치된 물레방아가 꽁꽁 얼어 있다. 2026.01.28. jtk@newsis.com /사진=김종택](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1/2026012814215619117_3.jpg)
같은 협심증 환자여도 가슴 통증이 나타나는 양상이 다르다. 이 때문에 협심증은 증상 양상에 따라 △안정형 협심증 △불안정형 협심증 △변이형 협심증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그중 '안정형 협심증'은 동맥경화로 혈관이 서서히 좁아지면서 발생하며, 안정 시에는 증상이 없다가 운동이나 스트레스 등 심장 부담이 커질 때 통증이 나타난다.
'불안정형 협심증'은 혈전으로 인해 관상동맥이 갑자기 좁아서 발생한다. 불안정형 협심증 대부분은 안정형 협심증이 악화하면서 나타난다. 최근 1개월 이내에 발생한 협심증, 아주 작은 운동으로 발생한 협심 흉통도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분류된다. 최근에 협심증 정도가 심해졌거나, 활동 시뿐만 아니라 안정 시에도 흉통이 발생하면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진단한다. 이러한 불안정형 협심증의 20~50%는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이 죽는 심근경색증으로 이행할 수 있다.
'변이형 협심증'은 스트레스·흡연과 같은 '자극'으로 관상동맥에 경련이 생기면서 혈관이 수축해 혈류가 차단되면서 나타난다. 그러다가 자극이 없어지면 혈관이 정상으로 회복한다. 마치 밤에 자다 근육에 쥐가 나서 꼼짝 못 하다 근육이 풀리면서 증상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변이형 협심증은 쉴 때, 밤, 새벽, 아침에 눈 뜨자마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술 마신 다음 날 증상이 심해지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일반 협심증 환자보다 비교적 젊은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는 점도 변이형 협심증의 특징이다.

협심증을 치료하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서 위험 인자를 관리해야 한다. 관상 동맥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을 적절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식이 조절과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가 심혈관 질환 환자의 목표치보다 높다면 약물(혈압약·당뇨약·고지혈증약)을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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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협심증 약제는 심장의 산소 요구량을 줄이거나 혈류를 늘리는 방식으로 증상을 개선한다. 하지만 약물 치료에도 협심증 증상이 지속된다면 경피적 관상 동맥 중재 시술, 관상 동맥 우회술과 같은 관상 동맥 재개통술을 고려할 수 있다.
나승운 교수는 "요즘처럼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을 때 외출하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오르면서 심장에 부담이 커지기 쉽다"며 "협심증 예방의 핵심은 생활 습관 관리"라며 "특히 겨울철에는 찬 공기에 노출될 때 혈관이 더 수축해 증상이 쉽게 유발될 수 있어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실내에서 충분히 몸을 풀어준 뒤 서서히 활동량을 늘리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