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in리포트]
고령인구 증가에 '고령 뇌종양'↑
기억력 저하·성격 변화 등 인지기능 이상증상
"단순 노화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영상검사 해야"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고령 뇌종양 환자 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지기능과 행동에서 먼저 이상 증상을 보이는 사례도 적잖은 고령 환자는 뇌종양 신호를 단순 노화 탓으로 넘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령 인구 급증과 영상 진단 보편화로 고령층 뇌종양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간 통계를 보면 70대 이상 뇌종양 환자(악성·양성) 수는 2020년 1만887명에서 2024년 1만4891명으로 37% 증가했다. 악성 환자 수만 보면 2174명에서 2571명으로 늘었다.
뇌종양은 뇌나 그 주변 조직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통칭하는 말이다. 뇌 신경교세포에서 발생하는 교모세포종, 뇌를 감싼 막에서 생기는 뇌수막종, 뇌 신경에서 발생하는 신경초종, 폐암·유방암 등 다른 장기의 암이 뇌로 번지는 전이성 뇌종양 등이 있다. 종양은 비교적 서서히 성장하고 신체 여러 부위에 확산·전이되지 않는 '양성'과 암인 '악성'으로 나뉜다.
가장 흔한 원발성 뇌종양은 뇌수막종이다. 양성인 경우가 많지만 위치에 따라 마비, 경련, 시력·후각 저하, 언어 장애,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전두엽 주변에 생기면 무기력, 성격 변화, 실행 기능 저하 등 치매와 유사한 양상으로 발견되기도 한다. 모든 수막종을 바로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경과 관찰, 수술, 방사선 수술 중 적절한 방법으로 진행한다.
반면 교모세포종과 전이성 뇌종양은 대표적인 악성 뇌종양이다. 교모세포종의 표준 치료는 최대한 안전한 범위의 수술적 절제 후 방사선·항암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전이성 뇌종양의 경우 전신 암의 조절 상태 등에 따라 수술, 정위방사선수술, 전뇌 방사선 치료, 표적치료제 및 면역치료제 등을 조합해 치료한다.

고령 뇌종양의 가장 큰 특징은 '비전형적 증상'이다. 젊은 환자는 두통·구토·경련·마비 등으로 증상이 비교적 제한적인 반면, 고령 환자는 △기억력 저하 △성격 변화 △판단력 저하 △말수 감소 △느린 보행 △의욕 저하 등 인지기능과 행동에서 먼저 변화를 보이는 사례가 적잖다. 이에 진료 현장에선 "치매인 것 같다" "갑자기 성격이 변한 것 같다" 등 이유로 검사를 받던 중 전두엽 또는 측두엽 종양, 뇌수막종, 전이성 뇌종양 등이 발견되기도 한다.
양승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감마나이프센터장(신경외과 교수)은 "짧은 기간에 인지기능이 악화하거나 이전과 다른 성격 변화가 뚜렷하고 보행·언어 장애·한쪽 팔다리 힘 빠짐과 경련 등이 동반되면 단순 노화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뇌 영상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령층에서 새롭게 발생한 경련은 뇌종양을 포함한 구조적 뇌 질환 신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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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뇌종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종합적 판단이다. 양 센터장은 "같은 80세여도 어떤 환자는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수술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반면, 동반 질환과 허약 상태 때문에 작은 치료에도 큰 부담을 받는 환자도 있다"며 "실제 치료를 결정할 땐 생물학적 나이뿐 아니라 동반 질환, 복용 중인 약물, 인지기능, 보행 능력, 환자와 가족의 치료 목표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